중소기업과 상생협력 ··· 올 2900억원 펀드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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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그린 컨설팅 및 2·3차 협력회사 공동지원을 위한 동반성장 협약식’에서 조석제LG화학 사장(가운데)과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LG그룹]

“더욱 성공하십시오.”

구본무(68) LG 회장은 최근 천안에 위치한 LG전자 협력사 ‘미래코리아’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이렇게 말했다. 미래코리아는 베젤이 ‘제로’에 가까운 TV용 프레임을 생산해 LG전자에 공급하는 회사다. LG전자 생산기술원 등과 1년 반 동안 공동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친 뒤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구 회장의 직접 협력업체 방문에는 “LG에는 협력회사와 갑을 관계가 없다”는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구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협력회사는 성장의 동반자”라며 “열린 마음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LG가 나서자”고 강조했다.

실제 LG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 LG는 올들어서만 2900억원의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했다. 우선 1차 협력회사 중심으로 지원하던 2500억원 규모 동반성장 펀드를 연초 340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전자·디스플레이·화학·생활건강 등 4개 계열사가 힘을 합쳐 2·3차 협력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용도로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를 추가 조성했다. 이에 따라 LG 4개사의 500여개 2·3차 협력회사는 시중보다 1.9~2.4%포인트 싼 금리로 투자 및 운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LG는 대출금을 심사 통과 3일 안에 지급하고 요청에 따라 상환 기간도 연장해 줄 방침이다.

LG는 최근 IBK기업은행과 손잡고 2·3차 협력회사의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한 무료 ‘에너지 컨설팅’도 시작했다.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이 크게 올라 중소기업들에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자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 나선 것이다. LG는 전기 및 열 진단, 원가절감 컨설팅 등을 통해 에너지 비용 절감 방안을 만들어주고 실행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계,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탄소저감사업 타당성 검토 등 ‘청정기술 컨설팅’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에너지 컨설팅을 통해 협력회사들이 평균 10%가량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R&D나 금융 지원 외에 이처럼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갖는 애로점을 파악해 해결해 주는 일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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