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 10인 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제2회 「한국 서양화 10인 전」은 중앙일보사가 창간기념으로 마련한 3대 초대작가전의 마지막 순서. 제1회 때와 똑같은 「멤버」로서 김인승·도상봉·박득순·박상옥·박영선·손응성·이마동·이병규·이종우·장이석씨 등 서양화단의 원로 및 중견 열 분이 초대돼 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서양화의 역사는 불과 반세기 남짓하다.
금세기 초 우리나라에 처음 서양화를 소개한 사람은 불인 철도기사요 「아마추어」 화가인 「레미옹」. 동양화가인 고 고의동씨는 일본서 유화를 배우고 돌아온 첫 미술학도였다. 그때가 1915년. 그 후 제1회 선전이 베풀어진 것이 1922년. 이때부터 양화에 대한 관심과 폭이 커지고 있다.
10인 전에 초대된 작가들은 50세 이상- 곧 이 땅에 서양화를 수입할 초기의 작가들이다. 당시 한국사회의 양화에 대한 이해는 『그것도 그림이냐』는 등 『유학하여 기껏 환장이냐』는 등 비난과 만류가 빗발치듯하던 황무지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40∼50년간 꾸준히 화필을 잡고 그를 가꾸기에 일생을 바치는 선구자들이다.
그들의 작품은 대체로 서구에 있어서 인상파 전후한 화풍. 흔히 「낡은 그림」이라고 일축함을 듣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현대회화의 바탕이며 커다란 흐름으로 저류를 이루고 있다.
요즘 벽에 부딪친 추상이 『보다 구체적인 「리얼리티」가 표현돼야 한다』는 회귀선에 다다르고있는 것처럼 구상에 있어서도 종래 지키던 테두리에서 그 폭이 넓어지고 있음을 이번 원로들의 작품이 입증해주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