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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사시에 붙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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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양심의 명령대로>
희망과 용기속에 사는 이상의 보람있는 생활은 없을 것이다.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와 동시에 기쁨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또 동시에 행동의 목표를 찾고 스스로 용기가 용솟음쳐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활의 지도원리를 가지는 사회나 국가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바탕으로 하고 영원한 평화와 번영을 이룩할 것을 이상으로 할 것이다. 대개, 자유라고 하면 「진실」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의 자연스러운 표현을 뜻하는 것이다. 진실은 곧 사실의 명백한 것을 밝히고 인간의 타고난 양심을 그대로 살려서 나갈 자신들의 길을 떳떳이 개척하여야 하는데에 그 뜻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자유와 존엄은 어떤 무엇에게도 침범될 수 없는 인간의 정신적 생명의 전부요 그 생각, 그 행위의 자유는 우리들의 당연한 권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진실」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리낄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이 양심이 명하는 대로 말하여야할 것을 우리는 자유라고 한다. 그리고 진실된 길이기 때문에 의심할 것 없이 믿고 떳떳이 그 길로 나갈 뿐이니 이것이 곧 정의의 목표를 찾는 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참된 용기를 가지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우리는 잘 알고있다. 일찌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양심의 자유를 굳이 지켜나가며 진실의 길에서 인생의 최후를 맞이한 분들이야말로 이 더럽고 어지러운 인간사회에서 영원한 교훈의 등불이 되고 있음을 본다. 그러한 분들 가운데서도 「소크라테스」「예수」같은 분들은 더구나 잊을 수 없다.

<진실을 사랑하라>
희망의 샘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땅에서 비로소 솟아오르고, 자유를 누리는 길은 언론의 자유-의사표시의 자유를 으뜸으로 한다. 그리고 그의 자유의 모든 길은 이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며 진실을 말한 뒤 생각의 진실된 길을 찾는 사장의 자유, 표현의 자유-이리하여 이것은 인류의 역사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자유에는 언론·출판의 자유 외에 집회·결사의 자유도 이 언론자유에 토대를 두고 있다. 또 민주주의 시대에 가장 으뜸으로 여기는 국민의 정치적 자유란 것도 그 국민의 언론자유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없이 정치적 자유란 있을 수 없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그 헌법에 그 국민의 언론자유가 보장되어야할 것을 규정하고 있듯이 우리 헌법에도 명백하고도 엄격히 그「보장」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문서상으로만 약속할 뿐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명예를 걸고 국민의 정치적자유의 향상을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으로 하여금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그 자유와 권리·의무를 다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자유의길-언론자유의 길이란 결코 평탄한 것이 아닌 것이다. 떳떳이 양심을 유지하며 진실을 말하는 일이 가장 당연하고도 쉬운 일처럼 누구나 말하고 있으나 그러나 사실인즉 이 자유의 길이란 갈수록 태산인 가시밭길인 것이다. 그런 때문에 「자유와 진실」「양심과 정의」의 길이 높고 귀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유의 길을 위해서는 무엇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정신을 드높이 가져야 할 것이고 그러한 자유정신은 오직 진실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진실의 원리와 법칙을 추구하는 지혜와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앞에는 장애물이 너무도 많다. 세상에서 흔히 말하기는 진실을 말하는 일도 어렵다고 하나 양심을 팔고 거짓을 말하되 죄 없는 이웃과 나라의 법을 속이며 손실을 끼치는 일이 어찌 또 쉬운 일이 될 수 있으랴! 진실이 구박받고 거짓이 판을 치는 사회나 개인의 세도나 영화는 언제나 처참한 비극으로 끝장을 내고 있음을 우리들은 역사에서 많이 보고있다.

<권력·금력·부패>
그런데 어느 시대나 어떤 나라에서나 국민의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나가야할 나라의 근본 목적과는 달리 그 반대의 사태를 많이 본다. 사실 국민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하고 진실의 터전을 굳건히 넓혀나간다고 하면서도 그 반면에 국민의 희망과 용기를 죽이고 있는 역현상이 어느 곳에나 적지 않음을 본다.
그러면 국민의 희망과 용기를 죽이는 역현상을 일으키는 힘은 무엇인가? 이는 국가와 사회의 질서와 번영의 귀중한 결실이며 또 수단이 되고 있다는 권력과 금력의 악작용인 것이다. 칼은 잘 들어야 하되 잘 드는 칼을 잘못 쓰는 경우와 같은 경우라고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부정부패란 것이 가장 큰 사회문제요, 정치문제로 되어 있다. 부정부패는 언제나 어느 나라에서나 권력과 금력을 빼놓고 생기는 일이 없다.
그러나 사실 부정부패는 금력과 권력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에게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이다. 사람보다도 권력과 금력을 더 쳐다보고 국민의 자유와 사회의 진실을 짓밟는데서 부정과 부패가 오는 것이다.
정치의 근본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길러주는 일임을 생각할 때 권력과 금력이란 것을 적당히 다스려나갈 정치의 길을 또한 생각지 않을 수 없다. 권력이 금력의 시녀가 되기도 하고 금력이 금력의 종이 되기도 하는. 그런 경우일수록 자유-특히 언론의 자유는 어느 때보다도 빛을 더할 것이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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