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여행 위협하는 잇단 철도사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탈선·전복·「레일」절손 등 요즘 잇달아 발생한 철도사고는 그 원인이 차량의 노후·「레일」 의 내용연수경과보다 철도청 자체의 검차·보선업무의 소홀과 부주의가 오히려 큰 요인이 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18일로써 창설68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철도는 지난10일부터만도 10건의 사고를 내어 철도사상 최악의 기록을 나타냈다.
19일 하오2시20분엔 서울발 여수행 풍년호가 경부선 전동역 남쪽5백미터 지점에서 「레일」30센티가 절손되어 탈선 전복될 뻔한 것을 지나가던 중학생이 발견,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면하는 등 철도여행을 위협하고 있다.
사고가 날 때마다 철도청은 현재 사용중인 객화차 1만3천3백54량 중 36·6%인 4천8백86량이 국제내용연수인 25년을 지났고 「레일」도 수명이 넘은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발뺌해왔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불가항력적인 폭파사고를 제외하고는 사고원인의 대부분이 검차불량, 선로 보수의 소홀 그리고 부주의 등 철도 종사원의 해이된 기강으로 빚어지고 있다.
이들 사고를 두고 일부에서는 장비가 노후되고 인원이 부족하다고 철도당국이 주장하고 있으나 이 같은 사고가 이달 들어 갑자기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현장을 지적, 낡은 장비나마 철도당국이 보다 관리에 힘썼으면 거의 대부분을 막을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신유섭 철도청 시설국장은 20일 『수명25년 짜리를 45년이나 사용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만 밝힐 뿐 『「레일」의 균열·금간 것 등이 눈에 띄지 않아 미리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헌 운수국장은 『이런 상태아래선 도저히 안전운행을 할 수 없어 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할 뿐, 사고방지책을 마련 못해 마치 사고를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최근 발생한 철도사고의 원인이 대부분 차축 절손·「레일」절단·차량연결기 고장으로 나타났다.
철도청은 20일에 비로소 잇달아 생긴 열차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전사고방지기간」을 설정, 21일부터 30일까지를 예비기간, 10월1일부터 30일까지를 사고방지기간으로 정해 그때 생기는 안전사고의 책임을 묻기로 한 것뿐, 근본적인 대책 등은 손도 못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