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에서 당선돼 5선 고지에 오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25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 ‘도발’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사회자가 “이번에 안철수 후보가 부산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 많아 한번 붙을 수도 있었다”고 하자 “저는 사실 그걸 바라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내심 안철수 후보가 고향이 부산이라 영도에 나와 저와 겨뤄보기를 바라면서 ‘일찍 승부를 내보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그렇게 안 됐다. 제가 가볍게 ‘안철수야, 나하고 같이 붙자’ 이런 말을 안 한 것은 너무 가벼운 입장이라 안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붙었으면 이겼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이길 자신이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고 소개했다.
사회자가 “일찍 승부를 내자는 말은 다음 대권을 생각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그런 정도는 아니다”라고 네 번이나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이) 정치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같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민주당에 입당하면 그 안에 함몰돼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김 의원이 이번에 얻은 득표율은 65.7%로 최종 집계 됐다. 영도 지역은 야당도 40%를 웃도는 득표를 해온 곳이라 이 기록은 역대 최다득표율이라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설명했다. 실제 김 의원 이전의 새누리당 이재균 전 의원은 43.5%를 얻고도 당선됐었다. 그는 25일 기자와 만나 “지역주민들의 기대가 그대로 득표율에 반영된 것 같다. 어떻게 만족시켜 드릴지 부담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현 지도부가 역할을 다 해 보장된 임기를 잘 마치기를 바란다”면서 말을 아꼈지만 “(김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이라는 말처럼 새누리당에선 그의 차기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후보로 나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과 청와대를 따로 분리해 생각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의원의 국회 입성을 청와대가 마냥 반기지만은 않을 거란 관측도 있다. 박 대통령이나 김 의원이나 개성이 강해 부딪칠 수 있지 않으냐는 거다.
이에 김 의원은 “조금 오해가 있는데, 제가 거침없이 할 말 하는 사람이라 뭔가 충돌이 있지 않겠는가, (한편으론) 오히려 (할 말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거 같기는 한데, 저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며 “물밑 대화를 통해 한목소리를 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의 허태열 비서실장으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가 걸려오자 김 의원은 허 실장에게 “자주, 수시로 만나 상의를 좀 합시다”고 했다.
한편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에 테러리스트로 출연했던 탤런트 고윤(25)씨가 김 의원의 아들로 밝혀졌다. 지난 19일 4·24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장에 김 의원, 어머니 최양옥(56)씨와 나타나 나란히 투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면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본명이 김종민인 고윤씨는 아버지의 후광이 부담스러워 예명을 써왔다고 한다.
부산=권호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