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안철수와 대결 내심 기대 … 이길 자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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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영도구에 출마해 당선된 김무성 의원이 25일 관내에서 주민들과 악수하며 당선사례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4·24 재·보선에서 당선돼 5선 고지에 오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25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 ‘도발’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사회자가 “이번에 안철수 후보가 부산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 많아 한번 붙을 수도 있었다”고 하자 “저는 사실 그걸 바라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내심 안철수 후보가 고향이 부산이라 영도에 나와 저와 겨뤄보기를 바라면서 ‘일찍 승부를 내보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그렇게 안 됐다. 제가 가볍게 ‘안철수야, 나하고 같이 붙자’ 이런 말을 안 한 것은 너무 가벼운 입장이라 안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붙었으면 이겼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이길 자신이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고 소개했다.

김무성 아들은 탤런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가운데)의 아들 종민씨가 탤런트 고윤씨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19일 함께 사전 투표하고 있는 아들 종민, 김 의원, 부인 최양옥씨. [뉴시스]

 사회자가 “일찍 승부를 내자는 말은 다음 대권을 생각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그런 정도는 아니다”라고 네 번이나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이) 정치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같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민주당에 입당하면 그 안에 함몰돼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김 의원이 이번에 얻은 득표율은 65.7%로 최종 집계 됐다. 영도 지역은 야당도 40%를 웃도는 득표를 해온 곳이라 이 기록은 역대 최다득표율이라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설명했다. 실제 김 의원 이전의 새누리당 이재균 전 의원은 43.5%를 얻고도 당선됐었다. 그는 25일 기자와 만나 “지역주민들의 기대가 그대로 득표율에 반영된 것 같다. 어떻게 만족시켜 드릴지 부담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현 지도부가 역할을 다 해 보장된 임기를 잘 마치기를 바란다”면서 말을 아꼈지만 “(김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이라는 말처럼 새누리당에선 그의 차기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후보로 나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과 청와대를 따로 분리해 생각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의원의 국회 입성을 청와대가 마냥 반기지만은 않을 거란 관측도 있다. 박 대통령이나 김 의원이나 개성이 강해 부딪칠 수 있지 않으냐는 거다.

 이에 김 의원은 “조금 오해가 있는데, 제가 거침없이 할 말 하는 사람이라 뭔가 충돌이 있지 않겠는가, (한편으론) 오히려 (할 말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거 같기는 한데, 저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며 “물밑 대화를 통해 한목소리를 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의 허태열 비서실장으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가 걸려오자 김 의원은 허 실장에게 “자주, 수시로 만나 상의를 좀 합시다”고 했다.

 한편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에 테러리스트로 출연했던 탤런트 고윤(25)씨가 김 의원의 아들로 밝혀졌다. 지난 19일 4·24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장에 김 의원, 어머니 최양옥(56)씨와 나타나 나란히 투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면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본명이 김종민인 고윤씨는 아버지의 후광이 부담스러워 예명을 써왔다고 한다.

부산=권호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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