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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이룬 전자 공업|서울서도 IC제품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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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놀라운 ic제품>
「트랜지스터」·「다이오드」에서 전자의 마술사로 불리는 「아이·시」(IC=집적 회로) 에 이르기까지 전자 공업의 첨단을 가는 각종 부분품 제조를 위한 대한 투자가 급증, 바야흐로 한국은 전자 공업「붐」의 소용돌이에 말려들고 있는 느낌이다.
구미 각 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 산업으로 지목되는 전자 공업은 우리 주변의 「텔레비전」·「라디오」로부터 전자 계산기 또 인공 위성에 이르기까지 고도로 과학화한 인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따라서 그 제품은 수천·수만 종에 달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전기 회로 제품.
이 전기 회로가 처음에는 「코일」·변압기·「콘덴서」·저항기·진동 소자와 진공관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제품이 탁상용 대형「라디오」.

<현미경 쓰는 공정>
그러나 지금은 「트탠지스터」가 「다이오드」를 거쳐 IC로까지 발전, 크기1.2 밀리, 두께 0.1밀리 정도의 좁쌀 만한 크기로 줄어들었는데 이것을 이용한 한 단위의 전기 회로가 겨우 콩알 정도다.
우리나라가 전자 공업의 유망한 후보지로 손꼽히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싸고 풍부한 노동력, 그리고 습기가 적고 한 난의 차가 적은 한국의 기후는 전자 공업에 가장 이상적이라는 얘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공장들은 「홍콩」, 대만에 많이 진출했는데 대만보다도 노임이 15 내지 20%싸고 또 「홍콩」은 중공과의 분규로 불안하기 때문에 대한투자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

<일 견제에도 목적>
지금까지 이미 우리나라에서 공장 건설을 끝내고 가동 중인 것과 정부의 허가를 받았거나 건설 단계에 있는 것 그리고 투자 제의 가 온 것까지를 합하면 10개 사가 넘는데 현재로서는 전부가 미국계 회사이며 투자 형식은 직접 투자와 합작 투자의 두 가지. 제품은 대부분이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콘덴서」저항기 TV「브라운」관이며 IC 공장은 「시그네틱스」와 한국 「마이크로」두 곳뿐인데 앞으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남자보다 여공을>
지금 구로동 공업 단지 안에 공장을 세워 「트랜지스터」를 생산하고 있는 「세미코어」(1백 27만 불 백%투자)의 경우, 연간 천만 개 이상을 만들어 내는데 성과가 좋아서 공장을 더 늘릴 계획이며 가동중인 「시그네틱스」(1백 68만 불 백%투자)도 시내의 가 공장에서 김포 가도에 새 공장을 세워 옮겨갔는데 역시 확장 계획이 서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 공장의 경영방식.
사장이외에는 중간층 간부 없이 부장들만 두어 인건비를 절약하는 것 말고도 각 공정이 극히 합리적으로 배분되어 있다. 작업 방법도 『왼손이 무엇을 할 때 오른 손은 무엇을 한다.』는 식으로 완전히 구분, 표준화되어 신입 여공도 불과 한 달이면 숙련공이 된다.
제품 성능 보장을 위해 습도와 온도가 조절된 공장 안에 들어서면 먼지하나 없는 큰 「홀」에 즐비한 현미경이 마치 대규모 연구실과 같다.

<흐뭇한 국내 생산>
원료도 전부 미국에서 가져오고 제품은 대부분 미국으로 다시 수출되어 각종 전자 기기 부속으로 사용되지만 「트탠지스터」만은 일부가 국내 업자에게 공급되기도 한다. 아직은 이웃 일본에서처럼 IC를 쓴 담배 갑 크기의 「텔레비전」등을 만들 수가 없고 원료도 수입하는 것이지만 그런 대로 경이의 상품 IC를 국내에서 조립·생산하고 있다는 것만은 흐뭇한 얘기다. <박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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