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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 중공의 저의|「홍콩」데모 뒤이은 영 대사관 방화사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홍콩」 반영 「데모」에 관련된 친공계 3개 신문의 폐간과 기자 53명의 체포에 항의, 신문의 복간과 기자의 석방을 요구한 중공의 48시간 기한부 항의각서, 이를 거부한 영국에 대한 홍위병의 주북평 영대사관과 「홉슨」 대리대사 관저에의 난입, 방화·파괴·폭행 등 일련의 연쇄작용은 문화혁명으로 인한 국내의 혼란과 불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전환, 은폐하려는 중공지도부의 초조한 저의가 노출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중대결과 초래」 기한부 항의각서>
중공은 20일 「홍콩」의 반영 「데모」에 관련된 세 친공계신문의 폐간과 기자 53명의 체포조처를 48시간 안에 철회하지 않으면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대해 「홉슨」 영 대리대사는 중공의 각서에 여태까지의 항의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말투가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이의 접수를 거부했다.
이에 중공의 홍위병 1천여명이 48시간의 기한인 21일밤 10시45분 북평의 영 대사관과 대사 관저에 난입, 방화·파괴·폭행을 자행했고 이에 대해 영국은 재영 중공인의 출국을 금지함으로써 재영 중공인들을 사실상 인질화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번 사태는 영·중공간의 외교단절의 위기마저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홍콩사태 조장 등 국내불안 전환책>
중공은 20일 항의에서 5월의 반영소동 이래 처음으로 기한부의 요구를 제시하고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위협했으나 영국은 과히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다. 그 이유는 중공이 「홍콩」 사태를 긴장시키는 저의의 일부를 국내의 불안에 대한 국민관심의 전환책으로 영국은 생각하고 있을 뿐아니라 중공이 미국에 대해 영공침범으로 4백38회의 이른바 「중대경고」를 했은 경고는 말로만 그쳤을 뿐 아무런 조처도 취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유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중공 각서에 씌인 「중대결과」 운운하는 말에 영국이 크게 개의하지 않았던 이유는 「중대결과」라는 말이 암시하는 위협이 명확하지 않았던 때문이다.

<호전적 위협에도 단교선수 안쓸듯>
영국은 여전히 중공이 정치적·사상적 혼란 속에 있는 현상으로하여, 영국을 「홍콩」으로부터 쫓아낼 계획을 갖고 있지않은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따라서 중공의 강경한 각서와 호전적인 위협 등은 「홍콩」의 좌익지도자와 「데모」대의 사기고양을 노린 것이며, 「홍콩」에 관한한 중공의 위협은 말뿐으로 결코 실행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고 있다.
중공의 저의가 이러할진대, 중공이 위협하는 「중대결과」란 결코 「홍콩」 영유권 위협이나 국교단절 같은 사태를 의도하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

<「문혁」 수습따라 데모소동도 변화>
영국쪽에서도 24일 국교단절에 선수는 쓰지 않을 것을 명백히 했지만, 노희한 영국외교가 적어도 이번 일을 이유로, 국교단절에서 초래되는 갖가지 불이익과 「홍콩」 영유권에 대한 위협을 촉진시킬리는 없는 것이다.
중공의 「중대결과」란 말이 영국의 「홍콩」 영유권에 대한 위협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서서히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충분히 예견된다. 「로이터」 통신 북평지국의 폐쇄나 「홍콩」에 대한 식량공급의 전면적 정지 등 조처를 취할 가능성은 이미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보복을 위해 중공과 「홍콩」간의 모든 철도 도로를 봉쇄하며 「홍콩」 국경에 무장한 홍위병 증파와 「홍콩」의 반영 「데모」격화 등으로 긴장을 조성할 것이다. 「홍콩」 사태가 중공의 문화혁명으로 인한 국내의 혼란, 불안과 관련이 있는 이상 앞으로의 긴장완화는 문화혁명의 수습도와 다소간 걸음을 같이할 가능성도 있다. <이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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