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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누이가 오란다"|수면제 먹여 생매장|버스판돈 뺏으려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유괴경위>
지난달 18일 하오 2시 40분쯤 진주시 상봉동 1구 박종복씨 집앞에 나타난 주범 김경태와 최정석 등 2명은 춘우군에게 『사촌누이가 사진 찍어 준다고 데리고 오란다』면서 집 앞에서 같이 놀던 같은 또래의 임영근양과 함께 꾀어냈다. 교대 앞에서 임양에게는 과자를 사주어 돌려보내고 춘우군만 교대 뒤 언덕으로 유괴, 기다리고 있던 최외석과 합류한 이들 3명은 춘우군을 전세 낸 「마이크로버스」에 태워 약 5킬로 떨어진 진양군 나동면 비곡리 남강「댐」 공사장에서 주범 김은 공범들에게 춘우군을 맡기고 미리 준비한 협박장을 들고 시내에 돌아가 춘우군의 아버지에게 전달하고 다시 산으로 돌아왔다.
합류한 이들은 울부짖는 춘우군을 손으로 입을 틀어막다가 미리 준비해 뒀던 수면제 4알을 「사이다」에 타서 먹여 실신케 했다.
춘우군의 사지가 쭉 뻗어지자 이에 당황한 범인들은 3명이 교대로 춘우군을 부둥켜안고 약 1킬로 떨어진 백사장으로 내려왔다.

<살해 경위>
실신상태에 빠진 춘우군을 안고 다니기가 귀찮아진 이들은 범행이 탄로될까 두려워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이날 밤 9시쯤 모래사장에 깊이 약 1「미터」의 구덩이를 파고 춘우군을 그 속에 넣어 모래로 덮었다.
이때 춘우군이 꿈틀거리며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자 김 등은 발로 목을 밟아 완전 숨지게 한 후 그대로 파묻어 버렸다는 것이다.

<유괴동기>
경전여객자동차 수리공으로 일해오던 주범 김경태는 범행 2일전 사장 박종복씨가 「버스」1대를 판돈 현금 2백만원을 지니고 있다는 말을 듣고 공범 최정석, 최외석 등과 함께 범행을 모의, 지난달 18일 하오 2시 40분쯤 실행에 옮겼다.
이들 3명은 항상 빈곤한 가정에 태어난 것을 공동운명으로 생각, 일확천금을 꿈꿔오다가 때마침 「찬스」를 얻게 된 것이었다고.

<수사경위>집안사정 밝은 자중|주범 김에 수사 촛점
부산지검 김태현 부장검사와 동 수사과 구영근 수사관은 (1)유괴범들이 쪽지를 직접 전달했다는 점 (2)가족들과 직접 면담했다는 점 (3)범인들이 기름 묻은 옷을 입고 있었다는 점(목격자들의 말) (4)협상장소를 금성국민학교와 진주여고 등지로 지정한 점등으로 미루어 범인들이 진주시내에 잠복해 있다는 심증을 굳히고 춘우군의 아버지 박 사장 집 사정에 밝은 사람을 중점 수사해 왔다. 동 수사반은 먼저 범행 이후 경전여객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조사, 그 중에서 김경태가 사건발생을 전후해서 2번이나 외박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용의자로 지목했다. 김의 배후관계를 수사한 결과 김은 약 4∼5년전부터 공범 최들과 극친한 사이로 지낸 것을 탐지, 우선 이들을 체포하여 추궁한 결과 순순히 자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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