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송창식 '왜 불러' … 승리 지키라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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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올해 4승을 거뒀다. 모두 송창식이 지켜낸 승리다. 버거씨병을 이겨낸 인간 승리라 더 값지다. 21일 두산과의 잠실 경기에서 역투하는 송창식. [뉴시스]
최희섭

“인간승리 얘기는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요.”

 한화 송창식(28)은 자신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를 부담스러워한다. 오른손 투수 송창식은 2004년 한화에 입단해 26경기에서 8승7패를 올렸다.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2년 가까이 재활훈련에 매달린 그는 2007년 겨울, 더 큰 병마를 만났다. 손끝이 차갑고 감각이 없어 병원을 찾은 송창식에게 의사는 날벼락 같은 이야기를 했다. 폐쇄성 혈전 혈관염, 일명 버거씨병. 말초신경이 마비되고, 심하면 괴사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병이었다. 결국 2008년 4월 송창식은 마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그는 야구를 놓지 않았다. 모교 세광고 코치로 후배들을 가르치며 공을 던졌다. 그리고 그는 기적같이 2년 만에 마운드에 돌아왔다. 과거의 불같은 강속구는 사라졌지만 프로에서 충분히 통할 만한 공을 던졌다.

 그리고 2013년 봄. 송창식은 중책을 맡았다. 한화는 13연패에 빠지면서 투수진이 붕괴됐고, 구원투수 중 가장 제구력이 뛰어난 그에게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 난생처음이었지만 그는 잘해냈다. 한화는 지난 16~18일 대전에서 NC와의 3연전을 모두 이겼다. 3일 내내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지킨 투수는 송창식이었다. 송창식은 마무리로는 다소 많은 6과3분의1이닝(투구수 58개)을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송창식은 한화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송창식은 1-0으로 앞선 8회 말 1사 1루에 등판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9회에는 1사 만루에 몰리기도 했지만 양의지와 정수빈을 범타로 처리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올 시즌 4세이브째. 4개의 세이브 모두 터프세이브(동점주자 또는 역전주자가 나간 상태에서 기록한 세이브)라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올 시즌 NC가 아닌 구단과에 경기에서 처음 이긴 한화는 NC를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2011년 10월 16일 사직 롯데전 이후 563일 만의 꼴찌 탈출. 송창식은 “늘 감사한 마음으로 야구를 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KIA가 SK를 9-0으로 이겼다. KIA 선발 양현종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타선은 홈런 5방으로 SK 마운드를 두들겼다. 이날 홈런 두 개를 때린 최희섭은 지난 17일 광주 LG전 이후 네 경기 연속 홈런으로 타점 1위(20개)에 올랐다. 넥센은 NC를 11-2로 꺾고 5연승했다.

김효경·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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