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 4천평 바친 속죄의 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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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광란의 발작으로 마을사람 5명을 참살하고 10여명을 난도질한 전규석(26)의 아버지 전재영(66·강원도 원성군 귀래면 귀래1리 평촌동)씨는 피해 가족들에게 속죄하는 뜻으로 그의 논밭 약4천평을 몽땅 장례비와 치료비에 쓰라고 내놓았다.
○…지난달 29일 하오 6시부터 평촌부락 공회당에서는 마을사람 1백50여명이 울음바다를 이룬 가운데 공동장례식을 치렀는데 전씨는 장례가 끝나자 남은 가산을 정리하여 「죄지은 마을」에 더 머무를 수 없다고 훌훌히 떠날 채비를 차렸다.
○…이를 지켜보던 마을사람들은 도리어 전씨를 동정하면서 그대로 마을에 머물러 살도록 간곡히 권유, 은원의 고비를 넘어선 흐뭇한 인정에 마을은 또 한번 울었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범인을 쏘아 죽게 한 김용희(26) 하사가 연행되어 갔다는 소식을 듣고 부대로 찾아가 김 하사를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진정을 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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