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폐교 신청한 경북외대 학생 496명 타교 편입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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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경북외국어대(대구시 북구 동호동)가 교육부에 자진 폐교 인가를 신청하면서 교수·직원과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교직원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폐교 방침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도 학교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식에 술렁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인근 대학에 재학생의 특별편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총장 명의의 공지를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학 측은 학교법인 재산 매각 등을 통해 교직원의 밀린 급여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경북외대의 재학생은 329명이며 휴학생까지 포함하면 전교생 수는 496명이다. 교직원은 30여 명이다.

 경북외국어대는 지역의 국제전문가 양성을 내걸고 칠곡경북대병원 옆에 캠퍼스를 지어 2005년 개교했다. 설립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국제비즈니스 분야 등 3개 학부만 설치했다. 대학 측은 후발 주자인 데다 지방에 위치한 소규모 대학이어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2010년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된 데 이어 학자금대출 제한대학에도 포함됐다. 대학 관계자는 “이 때문에 신입생 모집이 더욱 어려워졌고 덩달아 학교 경영난도 심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교수들의 급여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악화됐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의 편입을 위해 대구·경북 지역 4년제 대학 몇몇 곳과 협의 중”이라며 “교육부의 폐교 인가가 날 경우 학생들은 올 2학기부터 다른 대학으로 옮겨 학업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 이영상 총장은 “의욕은 있었지만 학교 경영 사정이 어려워 쉽지 않았다”며 “학생들을 여건이 더 좋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려면 폐교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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