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연쇄이동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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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200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수험생 절반 가까이가 연세대나 고려대에 중복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복수 합격자들이 한 곳에만 등록하면서 미등록.추가등록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사설입시기관인 고려학력평가연구소는 30일 예체능 계열을 제외한 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 정시 합격자 명단을 비교한 결과 서울대 합격자 2천7백57명(인문계 1천57명.자연계 1천7백명) 가운데 45.2%(1천2백47명)가 연세대와 고려대에 중복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연세대의 경우 전체 모집인원의 32.8%인 7백74명이, 고려대는 17.1%인 4백73명이 서울대에 중복 합격했다고 덧붙였다.

모집 군(群)이 다른 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간 복수합격자 비율은 2002학년도 입시(53.2%)에 비해 8%포인트 줄었다.

모집단위별로 서울대 인문계의 경우 사범대 어문교육계 합격자의 72.1%가 연세대.고려대에 중복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대 71.5%, 인문대 70.5% 순으로 중복 합격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자연계의 경우 수학통계학계열 60.0%, 의예과 52.8%, 지구환경과학계열 51.2% 순으로 조사됐다.

서울대에 중복 합격한 수험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고려대 법대(64.8%)로 드러났다. 이밖에 연세대 의대(41.3%).사회계열(40.6%), 고려대 수학교육(35.5%), 연세대 공학계열(35.1%) 등의 비율이 높았다.

이들 중복 합격자가 서울대를 선택할 경우 미등록.추가 등록 현상이 연세대.고려대를 시작으로 타 대학에도 연쇄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또 가톨릭대 합격자의 0.5%(15명), 경희대 1.2%(32명), 성균관대 1.1%(29명), 이화여대 1.5%(41명), 한양대 2%(55명) 등이 각각 서울대에 중복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타 대학과의 복수합격자 비율이 30%를 넘는 서울대 공대 등에서는 중복 합격자가 타 대학의 의예과 등 인기학과를 택할 가능성도 커 서울대 역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소 유병화 평가실장은 "중복 합격자의 연쇄 이동 현상은 중.하위권 대학뿐 아니라 전문대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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