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이 텝스 부정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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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장비를 동원해 텝스(TEPS·서울대 개발 영어 능력 검정시험)·토익(TOEIC) 부정 시험을 주도한 로스쿨생 등 시험 조작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초소형카메라 등을 이용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치러진 텝스·토익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혐의로 서울의 한 대학 로스쿨생 박모(30)씨와 회사원 이모(30)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부정행위에 가담한 영어강사와 이들에게 성적 조작을 의뢰한 응시생 50여 명도 수사를 받고 있다.

 로스쿨생 박씨 등은 지난해부터 “ 고득점을 보장한다”며 7~8차례에 걸쳐 1인당 수백만원의 돈을 받고 응시생을 모집했다. 이들은 시험 부정행위에 최첨단 전자장비를 총동원했다. 먼저 응시생을 가장한 영어강사가 연필이나 옷에 초소형카메라를 달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영어강사가 문제를 푼 뒤 카메라로 이를 비추면 밖에서 기다리는 박씨 등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됐다. 박씨 등은 무전기로 응시생에게 답을 전달했다.

 응시생들은 스마트 시계나 초소형 고막진동기를 통해 답안을 전달받았다. 시험장에 휴대전화 반입은 금지되지만 시계는 허용되는 틈을 노렸다. 초소형카메라·고막진동기는 새끼손톱보다 작아 시험감독관에게 적발되지 않았다. 응시생들은 이런 방식으로 평균 수십 점씩 점수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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