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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바가지·체증과 184일 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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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남 순천시 풍덕동·오천동 일원에 들어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전경. 순천시는 박람회 기간 동안 교통·음식·숙박 여건 등을 집중 관리한다. [프리랜서 오종찬]

지난해 5월 여수세계박람회 개막 직후 여수시는 큰 홍역을 치렀다. 박람회를 구경하러 외지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 오자 일부 음식점·숙박업소가 음식값과 숙박료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받았고, 여수를 다녀간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관광객은 여수에서 박람회만 관람한 뒤 식사나 숙박은 순천·광양 등 이웃 도시에 가 해결했다.

 바가지 요금은 당초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그 정도가 심했다. 그만큼 여수 지역 이미지가 나빠지고 후유증이 컸다. 뒤늦게 여수시가 계도와 단속을 강화했지만 이미 상당한 충격을 준 뒤였다. 여수세계박람회 관람객이 기대했던 것보다 덜 온 데는 바가지 상혼도 한몫을 했다. 결국은 여수 지역 상인들도 대목 장사에 실패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박람회장 운영도 중요하지만 교통이나 숙박·음식 등을 꼼꼼히 챙기지 않고서는 박람회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 13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안팎에서 운영 리허설을 한 뒤 조충훈 순천시장이 한 말이다. 지난해 여수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순천시와 박람회 조직위원회가 교통과 숙박업소·음식점 관리에도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박람회 기간 동안 순천시내 숙박시설 204개와 식당 218개 등 422개의 대중시설에 대해 매일 위생상태와 가격 등을 점검한다. 박람회장 안에 있는 남도식당과 매점·패스트푸드점 등 식음료 시설 47개에 대해서도 상시 점검이 이뤄진다. 순천시 보건소는 직원들에 대해 ‘1·4·5담당제’를 시행 중이다. 박람회가 시작되는 20일부터 184일간 직원 1명이 숙박업소 4곳과 식당 5곳에 대해 위생과 가격·친절도 등을 확인해 개선토록 한 것이다.

 순천시는 ‘공직자 1음식점 담당제’도 실시하고 있다. 시청 6급 이상 공무원 273명이 시내 음식점 273개에 대한 친절 응대와 음식 재사용 금지, 원산지 표시 여부, 적정 가격 준수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순천시는 지난 8일부터 시민들의 자가용 차량에 대해 2부제 운행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2부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순천시청 등 관공서 앞에서는 2부제 위반 차량 운전자와 주차요원 간 실랑이가 자주 목격된다. 순천시는 영업용과 장애인 차량을 제외한 10인승 이하 자가용 전 차량에 2부제를 시행하지만 의무는 아니고 권장 사항이다. 위반 차량에는 노란 풍선을 부착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로 했다. 양동의 조직위원회 기획운영본부장은 “박람회가 시작되지 않은 탓에 2부제 참여도가 낮은 것 같다”며 “박람회장 진입도로 이용 자체를 관람객들에게 양보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순천시와 조직위원회는 박람회장 앞 도로와 고속도로 진출입로, 순천만생태공원 진입도로 등에 대한 통행을 자제해 줄 것을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순천을 찾는 차량들이 급증해 심각한 교통혼잡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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