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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투표·폭력·매수·투표방해 곳곳에 「타락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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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투표일인 8일 전국 곳곳에서 수없이 대리투표가 적발되고 심지어는 기표하고 투표함에 넣기 전에 여당 참관인에게 자기 표를 보이는 공개 무 표가 일부지방에서 진행되는가하면 전례 없는 대규모의 매수행위가 7일 밤부터 8일 아침 사이에 성행하고 투표통지서를 못 받아 권리행사를 방해 당한 아우성이 그치지 앓고 몇몇 투표소에서는 야당 참관인이 매맞고 내쫓기고 있어 타락선거라 비난받던 6·8총선은 결전 단계에서 공명선거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폭력>도사린 괴한들이 매질
8일 상오 10시40분쯤 서울 서대문 을구 홍은 제7투표소에서 신민당추천 선거관리위원 조양식(45·홍은2동8)씨가 경찰에 연행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조씨는 이날 서대문경찰서 홍은동 파출소에 연행되어 『공화당원 이모씨로부터 발길로 채는 등 행패를 당했다』고 말했다.
공화당참관인 박원규(29)씨는 조씨가 신민당 참관인들에게 『대리투표가 있다니 조심하라』는 발언을 하여 시비가 붙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홍은 제7투표구 선거관리위원장 최병희(45)씨의 요청으로 조씨를 연행, 국회의원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참관인 때리고 연행>
【영월】8일 신민당 강원 제5지구당(영월·정선)은 여러 투표구에서 야당 참관인이 괴한들에게 폭행 당하고 경찰에 연행되어 참관인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고 비난했다.
이날 신민당 제5지구당 유백중 부위원장은 투표 참관을 위해 지난 7일 주천면 신민당 연락사무소에 나갔던 곽병찬(36)씨 등 당원8명 중 4명이 공화당원으로 보이는 괴한 30여명한테 끌려가 몽둥이로 얻어맞고 영월로 철수하지 않으면 사무소를 날려버리겠다는 등 위협에 못이겨 쫓겨왔으며 정선군 동면 고한리 투표구 참관인으로 나간 성정식(22)씨 등 4명은 고한역에서 경찰관에게 연행되었다고 말했다.

<대리투표>잡힌 것만 2백60여건
【목포=임판호·이억순 기자】수많은 기동경찰과 낯선 청년들이 거리를 누비는 목포는 8일 상오 투표가 개시되자 부녀유권자들이 황소그림이든 공화당 「마크」를 옷과 「파라솔」에 달고 나왔고 시내에서 정오 현재 2백여 건의 대리투표가 적발됐다고 신민당이 주장. 신민당 김대중 후보는 7일 하오 검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냈고 신민당 측은 8일 새벽 공화당측이 사전투표를 했다고 비난했다.
8일 상오 10시쯤 용당 투표소에서 5일전 품팔이 왔다는 정상진(28·충북영동)씨는 공화당관리장인 매형 박용근씨의 부탁을 받고 용당8반의 김범철씨 통지표로 대리 투표하다 신민당에 적발되었다.
한편 죽교동319호 주인 이복심(52) 여인이 통지표를 왜 안 주느냐고 호적초본까지 제시했으나 선거인 명부에 없어 투표를 못했다.
【인천】상오 8시 인천시 율북동249 전정수(23) 씨가 율목동18 현정국(22)씨의 대리 투표를 하다가 신민당 참관인 이신응씨에 발각되었다.
▲상오 7시45분쯤 25세 가량의 청년이 대리투표를 하려다 발각돼 경찰이 연행.
▲9시10분쯤 송월동 제1투표구에서 정체불명의 청년 7, 8명이 나타나 그중1명이 대리투표를 하려다 적발되자 모두도주.
【광주】8시40분쯤 광주시 방림동19반 모 청년(성명 불상)이 대리 투표를 하려다 발각, 자취를 감추었다가 다시 나타나 다시 대리 투표하려다 신민당 참관인에 적발되어 도망쳤다.
또한 남금동 투표소에서도 통지표 2장을 가지고 와 대리 투표하려다 발각 도망.
▲상오 9시40분 서울 성동 을구 무학 제1투표소에서 이영애(21·부산시 부민동1가19)씨가 대리 투표하다 신민 당원에게 적발.
【포항=김진규·김건진 기자】8일 상오 8시40분쯤 시내 죽도동 제l투표구에서 김승원(죽도동)씨의 대리 투표를 하려던 김승부(25·상도동4반) 씨가 민중당 참관인에 적발, 경찰에 인계되는 등 이날 상오 10시30분 현재까지 6건에 8명의 대리투표자가 적발.
▲상오 9시쯤 서울 서대문구 대광1동 제1투표소에서 25세 가량의 여자가 대리투표를 하다 이 자리에 나와 있던 신민당 서대문 을구 지역의 참관인이 적발, 경찰에 고발했다.
▲상오 9시30분쯤 서울 서대문 을구 지역 불광동 제3투표구에서 강정심 여인이 자기 차례에 가보니 이미 딴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투표를 끝낸 뒤라서 그냥 되돌아갔다.

<「대리」쏟아진 동대문 갑구|부정통지표 50장도 드러나>
▲상오 11시15분쯤 동대문 갑구 숭인 제2투표소에서 동대문구 숭인동440 윤순자(29) 여인이 같은 이웃 김용덕(35)씨의 대리 투표를 하다가 신민당 참관인 이상용씨에 적발, 동대문 경찰서에 연행됐다. 이씨는 윤 여인을 데리고 나오다 이를 제지하는 정체 모를 청년 4, 5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낮12시쯤 서울 동대문구 숭인동 제2투표구에서 대리 투표하던 안장순(22·근로재건대 동대문지대)군이 적발되었는데 안군은 동대문서 근무 윤농록 순경이 김희도(24·숭인동12통5반)군의 투표 통지표를 민관식씨에게 투표하라면서 줬다고 자백했다.
▲8일 상오 11시쯤 숭인동7통에 사는 박학렬(남·45)씨는 모측으로부터 배부된 투표통지표50장을 동대문 갑구 신민당 당사에 갖고 나타나 『부정선거를 하고있다』고 폭로했다.
▲이날 상오 서울 동대문구 창신2동12통4반 김삼순(24) 여인은 대리 투표하려다 신민당 참관인에게 적발되었다. 김 여인은 경찰 심문에서 『반장이 2백원을 줄테니 공화당후보 민관식씨를 찍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상오 9시30분쯤 서울 동대문구 창신3동 제6투표소에서 신민당 참관인 안선진씨가 대리 투표를 하러 온 27세 가량의 청년을 적발, 최명태 투표구 선관위원장에게 고발했으나 최씨가 이름도 묻지 않고 우물쭈물하는 통에 이 청년은 자취를 감추었다.
▲아침 7시30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제1투표구에서 선거권이 없는 최권식(19)군이 10년 전에 죽은 맏형 최주식 명의로 나온 투표통지표를 갖고 투표를 하려다 신민당 참관인에게 적발됐다.
▲상오 11시경 동대문 갑구 제기1동 제l투표소에서 45세 가량의 남자가 대리투표를 하다가 야당측 참관인에게 적발되었으나 제기1동 제1투표소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를 미수라고 훈방으로 그쳤다.
▲상오 10시쯤 동대문구 숭인동12통6반에 사는 이우란(여·34)씨가 구청장 인장이 없는 투표통지표를 갖고 투표하려다 신민당원에 의해 적발.
▲상오 9시쯤 용두동 제2투표구 투표소에는 선거인 명부에도 없는 투표통지표가 발견, 소란을 피웠다.
용두1동14통9반 이태식(55)씨는 동대문구청장 직인이 찍힌 통지표(3229번)를 들고 나왔는데 선거인명부에 이름이 없어 그냥 되돌아갔다.
▲아침 8시쯤 서울 동대문구 용두l동100 14통9반 이태직(54)씨는 용두1동 2투표소에서 번호를 확인하려하자 자기 이름 위에 이미 도장이 찍혀 있어 투표를 하지 못했다.

<공개투표>참관인 내쫓고 버젓이
【광주】8일 벌교읍 제1투표소는 기표소문 5미터 앞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는 청년 10여명이 운집, 벌교사람(공화당 양달승 후보를 가리킴)을 국회로 보내자는 등 불법선거를 감행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기표소 내에서 투표용지를 열어 번호를 까서 여당 참관인에게 보이고 투표함에 넣는 등 공개투표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벌교 제3, 5 등 2개 투표소에서는 공화당 당원들에 의해 야당참관인이 거주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추방되어 여당 참관인만 참석한 가운데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여수선 뒤집어 보여>
【여수】8일 상오 7시부터 교동에 있는 3백여 명의 윤락 여성들의 투표가 끝난 후 투표 용지를 뒤집어 접어 공화당 측에 날인한 투표참관인 쪽에 보이면서 투표함에 넣다가 신민당 참관인 채재민씨에 의해 적발되었다.

<매수>공공연히 5백원
서울시내 중구 도동 파출소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태신 상회(성준영·공화당 도동관리장·술 도매·도동l가 125) 에서 도동 일대의 창녀「펨프」들로부터 공공연하게 통지표를 한 장에 5백원씩 사들이고 있다고 폭로되었다.
8일 상오 통지표를 팔고 온 안모(24·도동1가91)씨에 의하면 청년들이 7일 밤부터 도동1가61, 91번지 일대를 돌아다니며 포주와 통·반장을 통해 통지표를 팔도록 권유, 태신 상회서 5백원과 맞바꿔 주고 있는데 8일 상오에도 안씨 이웃에 사는 「펨프」 김승권(223) 이창호(26)씨 등 20여명이 태신 상회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한편 상오 11시20분쯤 공화당 중구 후보 박인각씨가 서울 자7299호「지프」로 운동원들과 함께 이태신 상회를 들러 약10분간 머무르다 갔다.

<인수동선 현금 봉투>
신민당 성북 을구 당은 7일 밤11시40분쯤 공화당 성북 을구 인수동 관리차장 이용태(39·성북구 인수동633번지 10통1반) 평당원 변용수(42·인수동633번지 3통1반) 등 3명이 인수동 산8·9·14통 등 판자촌을 찾아다니며 현금 3백원이든 봉투를 돌려줬는데 이들은 신민당 입후보자 서범석씨 운동원에 들켜 봉투1백44개를 뺏기고 이 봉투는 불태워졌다.

<충무노선 식사대접>
8일 상오 6시부터 서울 중구 충무로4가 대한극장 앞 여로정·광민정 등 3개 음식점에서 공화당원 1명에 유권자3, 4명씩을 데리고 와 아침식사를 시킨 뒤 숭인 제1투표소에 데리고 가 투표를 시켰다.
신민당 측은 공화당원 5백 여명이 7일 밤에 앞쪽은 공화당원 이름과 뒤쪽은 3, 4명의 유권자 이름을 흰 종이를 배부 받아 유권자 매수의 지휘를 받았다고 말하고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선거관리장 함순성(40)씨는 투표를 마친 유권자에게 수고했다고 식사를 대접한 것이라고 답변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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