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우파로 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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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보수, 맑은 보수, 바른 보수로 이미지를 바꿔라."

29일 열린 한나라당 '당과 정치개혁을 위한 특위'에선 이같은 주문이 있었다. 당 자문위원단이 지난 22일 워크숍을 통해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건국대 최한수(崔漢秀.정치외교학)교수가 대표로 전달했다.

자문위원단은 우선 한나라당의 이미지에 대해 "5,6공 이미지에 YS(金泳三)의 실정(失政)이 덧씌워져 있다. 보수.수구적인 데다 늙은 당으로 비춰진다"고 규정했다.

그리곤 "국민 의식이 보수에서 진보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온건개혁 노선으로 유권자를 흡수하라"며 "역사적 맥락에서의 보수, 또 현 상태를 유지하고 지키기 위한 보수가 아닌 현 상황을 극복.개선하려는 개혁적 우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책적 지향점으로 국가안보와 시민의식이 수반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그리고 성장이 선도하는 복지를 제시하며 "한.미관계, 남북문제, 시장경제 등 핵심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바꿔 보수 이미지를 불식하라"는 주문도 했다.

자문위원단은 한나라당이 주 공략할 대상을 중산층(월수입 대략 1백50만~2백만원)으로 봤고, 보수 대 진보 대결보다는 중산층 대 서민 대결이 바람직하단 입장도 전달했다.

더불어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수인 만큼 입법권을 활용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정체성을 보이도록 적극적으로 정책을 법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사덕(洪思德)정개특위원장은 "앞으로 말이 아닌 보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당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 정책위에선 이미 대선 공약을 입법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워낙 넓다 보니 한쪽으로 규정하는 데 따른 반발 가능성도 있다는 게 내부 우려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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