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서울 마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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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마포 주민들은 보수성이 강해서 타 지방사람(후보)을 지지하지 않는다.』
18년 동안 마포에서 살았다는 유(63) 노인은 마포구의 특성을 이렇게 풀이했다.
그래서인지 공화·신민·민주 3당 후보가 입을 모아 마포구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으며 모 후보는 불과 한달 전에 마포구내에 전세방을 얻고 이사까지 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마포의 토착 주민이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새로 개척되는 주택지 주민들은 예전의 권위에 매달리기 보다 어떡하면 「버스」 노선이 많아지고 여름철마다 겪던 물 소동을 안 겪을 수 있을까에 관심을 두고 있다. 여기에 착안한 여당측은 『5·3선거 당시 9천여 표차로 야당에 육박한 기간조직을 최대한으로 활용, 수도권에서의 여당승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했다. 입후보자들이 모두 정계 거물이거나 지명 인사이어서 후보들의 발언은 점잖지만 운동원들 사이에선 여전히 욕설과 비방이 오고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지난 5·3대통령 선거의 동「메달」 수상자(?) 오재영 후보는 『선거구를 고르다가 여·야 모두 거물급이 나온 이곳이 자기 출마구로 마땅한 것 같아 택했다.』는 얘기를 운동원들이 전문, 오씨도 거물급이라는 선전을 은근히 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수도권의 대표적 선거구여서 인지 표면상으로는 「공기」 종잡을 수가 없다.
서울전역의 선거구가 그렇듯이 이번에는 선거운동이 조용한 조직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했다. 부녀자들을 통한 호별방문 연고탐색 등이 연설회의 효과를 압도하고 있는 느낌.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이런 분위기에서 생기는 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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