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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총선과「5·3」의 투영|6대 때와 비교해본 131개 의석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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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대 국회 구성을 위한 「6·8 국회의원선거전」이 막을 올렸다. 공화·신민 양당을 비롯해 민주·자유·대중 등 10여개 정당에서 공천되는 6백여 「의원 지망생들」이 전국 1백31개 지구당에서 앞으로 한달 동안 평균 5대 1 이상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됐다. 박정희·윤보선 양 후보의 대결로만 압축됐던 대통령선거와는 달리 국회의원 선거전은 여러 후보자들의 정당배경·인물·금력·지연·기타 정치역량 등에 얽혀 그 양상을 뚜렷이 가름하기는 어렵기 마련.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게 드러난 양당제로의 경향 그리고 63년 선거결과에서 희미하게나마 엿볼 수 있었던 대통령-국회의원선거의 함수관계 이런 몇가지·정치적 기준에 따라 이번 국회의원선거의 양상과 어렴풋한 윤곽이 잡히기도 한다. 63년 선거 때와 비교하면서 국회의원 선거전을 전망해 본다.

<「5·3」 「6·8」관계>
이번 대통령선거 결과가 6·8 국회의원 선거전에 작용될 문제점으로 ①박정희 후보 압승의 영향 ②여·야에 대한 도시·농촌의 투표 평준화 경향 ③지난번 남북으로 갈라섰던 여·야 표밭의 이른바 「동서경사」현상 ④군소 정당의 몰락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63년 국회의원선거 때의 득표경향을 보면 박 후보가 압승한 지역에서 공화당의 당선 율이 높아 경북(19대1) 경남(12대3) 전남(12대7) 등에서 야당보다 2배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으며 윤보선 후보가 「리드」한 서울(2대12) 경기(7대6) 충남(8대5) 등에선 야당에 졌거나 비등한 비율을 나타냈다.
대통령선거에 우세했던 지역에서 국회의원 당선율이 높다는 것이 전반적인 득표추세 이지만 일부지역의 경우(후보자들의 지명도·개인조직 그리고 대립양상)의 특수성에 따라 대통령 선거 때 득표와는 정반대의 결과로 국회의원이 당선된 예도 없지 않다.

<어부지리의 여 후보>
88석을 차지한 공화당의 실제득표율은 전유효투표의 33.5%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66.5%는 야당으로 간 셈. 그러나 지역구 의석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43석만 야당이 차지했을 뿐이다. 이것은 박 후보를 압승시킨 투표 성향이 국회의원 선거에선 극히 부분적으로만 나타나고 역시 후보들의 경력·학력·금력·지연 등 개인적인 여건으로 승부가 좌우된 것인데도 야당의 난립이 공화당에 어부지리를 준 것이라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도시·농촌의 지지비율은 거의 국회의원 선거의 여·야 당선비율과 맞먹고있다. 지난 선거 때 박·윤 양 후보의 도시·농촌 득표 대비는 박 후보가 37대63, 윤 후보가 63대37의 비율로 얻었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주로 농촌에서 의석의 75%를, 야당은 의석의 반수 이상을 대도시에서 확보했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박 후보가 「도시 45대 농촌 55」, 윤 후보가「도시 55대 농촌 45」로 득표 대비 간격이 좁혀졌고 이런 경향이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다소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많다.

<50여 지구가 큰 관심>
이런 몇 가지 대통령선거의 성향에 비추어 국회의원 선거전은 공화당보다 야당 쪽의 사정, 특히 후보 난립 여부에 따라 그 양상이 가늠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선거 때 공화당은 대통령선거에서 유효투표 중 46.6%, 국회의원 선거에선 33.5%를 얻었고 야당은 대통령선거에서 45.1%, 국회의원선거에서 63.5%를 차지했다.
그러나 민정당 21.1%, 민주당 13.6% 국민의당과 자민당이 8.4%씩 그리고 기타 군소 정당이 l5.9%로 갈라 가졌기 때문에 당선율이 낮아졌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난립상을 보이고 있는 현 야당가의 실정은 또 한번 그 전철을 밟게 할 걱정을 낳고 있다.
튼튼한 조직기반과 금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공화당이 50여개 지역구의 싸움에서 야당난립에 의한 「반사 이익」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이번 국회의원 선거 싸움의 승패선이 야당진용의 전열여하(난립 숫자의 다소)에 따라 그어지리라는 견해가 많다.

<「네임」대 조직싸움>
국회의원 선거전에 투영되고있는 5·3 선거결과의 영향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5·3 대통령선거에서 야당 후보와 여당 후보간의 표차를 63년 선거의 그것에 비해 10분의1로 압축함으로써 전통적인 야당성을 크게 깨뜨렸다. 「클로스·게임」이 벌어질 지구는 동대문 갑·을과 성북 갑·영등포 갑구 등.
동대문 갑구는 민관식(공화) 송원영(신민) 양씨의 재 대결장으로 지난 선거에서는 민씨가 강력한 야당후보 3명이 난립한 가운데 대통령선거의 표차 2만을 뒤집어 4천여표 차이로 송씨를 눌러 이긴 곳. 그러나 이번에는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외 다른 지구보다는 많은 표차 (7천여표)로 야당이 이겼고 민·송 두 사람의 1대1대결의 전망이 짙은 만큼 열전을 벌일 듯.
영등포 갑구는 신민당의 거장 유진산씨와 공화당의 윤주형씨 간의 싸움으로 이 지구에선 「뉴·페이스」. 영등포갑은 서울에서 5·3 선거결과, 공화당 박정희 후보가 승리한 유일한 지구.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윤씨의 강력한 조직력은 유씨의 「네임·벨류」와 맞붙어 치열한 싸움.
영남의 경우 이번 국회의원선거의 관심사는 공화당의 철옹성화한 이 지구에서 야당이 얼마나 육박할 수 있을 것인지가 초점.
63년 대통령선거에서 70여만표 차이로 이 지역에서 승리한 공화당은 단4석만을 야당에 허용했을 뿐 나머지 의석을 깡그리 차지했는데 1백20만표 이상의 차이를 낸 이번 대통령선거 결과로 의석 경쟁에서 야당은 더욱 궁지에 몰려 있다.

<격심한 공방은 충청>
더구나 마산과 진해·창원 지구 등은 신민당의 현역의원이 공천을 못 받고 다른 군소 정당을 업고 나올 것이므로 야당의 후보는 난립, 더욱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 같다.
5·3 선거에서 여·야가 백중한 충남·북 지역에서는 각 지구별로 여·야 간에 격심한 공방전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김종필(부여), 길재호(금산), 김용태(대덕·연기)씨 등 공화당의 거물들이 포진하고 있는 충남 지구에선 이들의 득표는 주위의 다른 지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3년 선거에서 6대4로 여당이 우세했으나 이번에는 야당이 근소한 차로 승리함으로써 반전된 호남지방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것 같다.
이 지방의 「핫·게임」은 목포 지구의 조직과, 자금과 선전으로 맡겨주는 김병삼(공화) 김대중(신민)씨 간의 싸움.
전북 김제는 공화당의 중진 장경순씨와 역전의 노장 송방용(신민)씨 간의 싸움. 63년 대통령 선거전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2만 내지 3만표 차이로 공화당이 압승한 지구인데 5·3 선거에서는 불과 3천여표 차로 압축, 국회의원 선거에서 「시소·게임」이 예상된다. 경기·강원지방은 5·3 선거에서 여·야간에 반전으로 점철된 지역. 경기의 수원·보성·용인 및 인천 갑과 강원도의 횡성·평창은 공화당의 현역 중진의원 출신구지만 모두 야당에 압도당했고 포천·가평·연천과 원주·원성 및 강릉·명주 등지는 야당의 현역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에 눌린 재미있는 대조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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