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용기있게 수습을” 홍준표 “용기있게 개혁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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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이 여의도 정치권으로 상륙했다. 민주통합당이 불을 붙였다. 문재인 의원은 8일 나흘째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김용익 의원을 찾아 위로했다. 5일엔 박원순 서울시장이 찾았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권한이므로 경남도와 도의회의 결정을 지켜보자”는 원론적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설훈·문병호·김동철 비대위원 등 지도부는 이날 경남도청을 찾아 홍준표 경남지사와 면담했다. 특히 설 위원과 홍 지사는 날카롭게 부딪히며 언성을 높였다. 설 위원은 공공의료 정책을 시장 논리로 풀어선 안 된다고 했고, 홍 지사는 기형적인 의료원의 구조조정이야말로 도민을 위한 시급한 개혁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감정 섞인 말들도 주고받았다. 설 위원이 “내가 지사라면 당장 시정하겠다”고 하자, 홍 지사가 “내년이 지방선거니 내년에 출마하시죠”라고 맞받아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설 위원=“(도청 앞에) 드러누워 있는 분들을 봐라. 홍 지사의 도정이 상식에 반한다.”

 ▶홍 지사=“저도 선출직이다. 선출직은 도민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설 위원=“민주주의는 여론 정치다. 국민 뜻에 따라 정치해야 한다.”

 ▶홍 지사=“여론은 가변성이 있다. 진주의료원은 1999년 원장 감금·폭행 사건 이후 노조의 천국이 됐다.”

 ▶설 위원=“공공의료 정책을 민간에 넘기는 건 의무방기다. 서민을 죽이는 거다.”

 ▶홍 지사=“(같은 도립병원인) 마산의료원은 500억원을 들여 신축 중이다. 같은 민주노총인데 마산의료원은 재정 지원해서 잘하고 있다.”

 ▶설 위원=“진주의료원도 그렇게 하면 되지 않나.”

 ▶홍 지사=“진주는 직원이 254명인데 일일 환자가 200명이다. 원장이 두 사람째 사표 쓰고 나갔다.”

 두 사람의 팽팽한 설전으로 간담회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설 위원은 “ 잘못을 시인하고 용기 있게 수습하시라”고 요구했고 홍 지사는 “지금 용기 있게 (개혁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그러자 설 위원은 “그건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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