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서도 충격에도 거뜬 ‘짐승남 스마트 기기’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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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LTE 방수폰 ‘지즈원’은 수심 1.5m에 30분간 있어도 물이 들어가지 않는다(사진 왼쪽). [김상선 기자]

웬만해서는 상처받지 않는 강인함, 거칠게 다뤄 달라는 터프함. ‘초식남(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착한 남자)’으로 가득한 세상에 나타난 한 마리 ‘짐승남(남성적이고 근육질 몸매를 가진 남자)’의 풍모다. 혹시 흠집 날까, 깨질까 고이 모셔야 했던 스마트 기기들 사이에 등장한 신(新) 종족, 아웃도어 전용 기기들이다. 주말에 집에만 있기는 미안한 날씨에 등장한 야외 활동의 동반자들이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카시오의 LTE 스마트폰 ‘지즈원’은 위·아래·옆이 모두 두툼한 범퍼로 둘러싸여 있어 콘크리트 바닥 위 어느 방향으로 떨어뜨려도 무사했다. 기기 보호용 케이스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 절약도 됐다. 미군 군용 기기의 제품 규격인 ‘MIL’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다.

 일출·일몰 시간 확인과 조석표·나침반·온도계·기압계 같은 야외용 기능이 들어 있는데, 만보계는 도심에서도 유용했다. 외투 주머니에 전화기를 넣은 채 일상 업무를 보다가 생각날 때 열어 보면 그간의 활동량이 확인됐다. 첫 사용 때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칼로리 소모량도 계산해준다. 하루 단위로 운동량을 비교해줘 어제보다 한 계단 더 걸을 동기부여가 됐다. 이전에 내려받아 쓰던 일반 스마트폰용 만보계 앱들은 배터리 소모가 심해 하루 종일 켜 놓을 수 없었는데, 지즈원의 만보계는 그렇지 않아 편했다. 그 외 기능 중 조석표는 해수욕이나 바다 낚시를 갈 때 유용할 듯하고 공기 맑은 교외에서 밤을 보낼 때는 현재 보이는 별자리 이름을 알려주는 ‘별자리표’ 기능을 써볼 만하다.

 지즈원은 수심 1.5m에서 30분간 사용 가능한 방수폰이다. 물에 빠트리거나 비를 맞아도 괜찮다. 의외의 쓸모는 반신욕을 할 때 발견됐다. 20~30분씩 욕조에 들어가 있노라면 심심해져서 스마트폰으로 웹 검색을 하거나 신문·전자책 같은 것을 읽고 싶어지는데, 습기는 가전제품 고장 원인 1순위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지즈원은 수증기가 가득한 욕실 내에서도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출고가는 43만원으로 최신 LTE폰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귀하신 몸’의 자리에서 내려와 비바람을 함께 맞는 정보기술(IT) 기기들은 최근 부쩍 늘었다. 고프로가 지난 2월 출시한 아웃도어 전용 카메라 ‘히어로3’는 수심 60m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액세서리를 활용해 신체 부위나 서핑보드·자전거·스키 같은 스포츠 장비에 장착해 사용할 수도 있다. 블랙 에디션의 경우 4096X2160 해상도에 1200만 화소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초당 10컷의 속도로 최대 30장을 연속으로 찍을 수 있다. 와이파이 기능을 지원하며 전용 앱을 설치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조종할 수 있다. 가격은 32만~59만원대.

 아웃도어 전용 노트북도 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베를린’에 등장해 격투와 총격, 폭파 장면에서도 살아남는 위용을 과시한 지텍의 ‘러기드 노트북’이다.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 충격에 강하고, 하드디스크는 케이스가 특수 설계돼 있어 외부 충격을 받아도 데이터가 손상되지 않는다. 입출력 마개와 덮개는 밀폐 처리했다. B300 모델의 경우 배터리를 15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으며 추가 확장 배터리를 연결하면 30시간까지도 가능하다.

 운치 있게 봄비를 맞으며 음악 감상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니의 MP3 플레이어 ‘NWZ-W262’은 32g의 초경량 이어폰 일체형으로, 땀 흘리는 운동이나 샤워 중에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가격 9만9000원.

글=심서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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