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고민|잉여노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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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를 비롯한 서독 「벨기에」 「스위스」 등 지금까지 외국인 노동력을 거의 무제한으로 받아들이던 여러 나라가 노동력의 잉여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에는 현재 외국인이 3백만이나 살고 있다. 그 중 노동력을 가진 외국인은 1백60만으로서 「프랑스」 전체 노동인구 2천만의 8%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인구의 6%가 된다.
「프랑스」의 제5차 경제 계획은 5년 동안에 50만의 외국인 이민을 받아들일 계획이었으나 외국인의 「프랑스」 이주는 예상외로 불어나 걱정하고 있다. 그 첫째 이유는 「알제리」인의 대거 이민. 외국인 노동자가 하는 일은 대부분이 고된 육체노동이다. 광산 노동자나 도로공사 주택건설 사업 등이 고작이다. 그리고 「프랑스」 가정의 식모, 「호텔」의 종업원 및 가정부 등의 대부분은 「스페인」 「포르투갈」 및 「알제리」인이다.
이러한 외국노동자 문제는 비단 「프랑스」 뿐만은 아니다. 「스위스」에는 80만의 외국인이 있어 전 노동력의 3분의1을 담당하고 있으며 전 인구의 5분의1에 해당한다.
그래서 「스위스」 연방정부는 급증하는 외국인의 수효를 줄이기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벨기에」나 독일도 마찬가지다. 「프랑스」나 독일은 각각 약 60만의 실업자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공장의 기계화, 대규모화, 집중화 및 생산의 감소 등으로 빚어진 실업자들이다. 「프랑스」는 수 년 전부터 폐광 선박건조의 부진 등으로 광산 노동자 부두노동자의 수를 점점 줄이고 있으며 독일은 특히 자동차공업의 부진으로 최근 「오펠」같은 회사에서는 3천5백명의 종업원을 일시에 감원시키고 「폴크스·바겐」회사는 노동시간을 줄여 월 2백50「달러」를 받던 노동자가 1백「달러」 이하로 떨어지게 됐다.
2차 대전 후 공업의 발달로 노동력의 막중한 부족을 느낀 서독이나 「프랑스」 등이 수 년 전부터 공업발전의 둔화로 더 이상 외국인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으며 현재의 노동력을 줄여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됐다.
구공시 조약에 바탕을 둔 인력 수출문제는 68년부터 가입 국간의 노동 이동이 완전히 자유롭게 되어있으나 서구 각 국은 「로마」 조약을 위반하면서 자국 노동자의 보호를 위해 외국 노동력을 제한하고 있어 앞으로 이 문제는 구공시가 해결할 커다란 문제의 하나가 되고 있다. 【파리=장덕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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