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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에서 교양으로 방송인「세미나」네 주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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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방송회관(이사장 김종규)은 교양방송을 주제로 제1회「방송인 세미나」를 14일∼16일 유성 만년장「호텔」에서 열었다.
정순일 씨는 세 부문으로 구분되어 방송 시행령에도 세 가지를 10·20·20%의 비율로 균형을 이뤄야한다고 규정했지만 실제로 교양「프로」의 한계를 긋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오락방송의 반대 의미로 따져 교양방송을 대별하면 ①「인포메이션」을 주로 한 PS 「프로」②교육적인 「프로」③교양을 위한 「프로」④협의의 교양「프로」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나라 방송의 교양「프로」편성은 평균 20∼30%. 그러나 대부분 아침 5∼6시 대 나 밤10∼11시대에 집중되어있어 청취율이 낮고 따라서 『방송이 저속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 반대로 KBS제2방송의 경우는 소위「골든·아워」에 교양「프로」를 넣어도 청취율은 3∼7% 밖에 안 되는 모순을 안고 있다.
그는 이와 같은 교양「프로」제작상의 문젯점으로 ①외국의 우수한 「프로그램」 도입에는 성공했으나 내용의 도입에는 실패했고 ②지방과 중앙과의 지적·문화적 격차가 크며 ③어떤 교양「프로」를 청취자가 원하느냐 하는 연구도 앞으로의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방송청취율을 중심으로 이 문제에 「어프로치」한 이원희 씨는 우리나라 방송이 주로 대도시 중심으로 집중되었기 때문에 문화수준이 낮은 농·어촌과의 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정책적 결함과 함께 방송문화의 불균형을 들었다.
우선「라디오」수신기 보급 상황을 보면 65년 현재 전국적으로「라디오」가 약 1백10만대, 「앰프」가 3천6백대, 「스피커」가 85만대로 모두 약 2백만 대. 이중 「라디오」대수로 보면 약 3분의 1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들이 하루에「라디오」를 듣는 시간은 평균 4시간 이상이 32.4%, 「프로그램」의 기호는 연속방송극이 33%로 으뜸이고 그 다음이 경음악, 외국가요 9.9%, 정시「뉴스」9.5%, 대중가요 9.3% 따라서 그는 한국인의 자기비하 무비판적 추종정신을 어떻게 탈피하며 외래문화의 영향에 인한 향락주의와 퇴폐적 오락문화를 어떻게 견제하느냐, 그리고 도시와 농촌문화의 간격을 어떻게 좁히느냐에 따라 교양방송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전국적인「네트·워크」를 가진 KBS 제2방송이 교양방송에 중점을 두었으나 과연 어느 정도의 실효를 거두고 있느냐고 반문하고 정부의 방송정책을 개방, 보다 과감하게 방송망과 출력을 지방으로 확장시키고 농·어촌 중심으로 수신기를 보급하여「스피커」에 의한 일방적인 방송을 시청, 「프로」선택권의 폭을 넓혀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최창봉 씨는 『「텔리비젼」의 사회 교육적 기능』이란 주제를 발표하면서 『인간이 방송에 의해 사고력이나 독창력을 상실하는가 안 하는가는 인간의 사회관계에서 비로소 일어나는 문제인 이상, 방송 그 자체는 죄가 없다』고 변호했다. 그는 『방송을 운영하는 인간, 그와 동시에 시청자의 수용태세와 태도 여하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규씨는「세계 방송 속의 한국TV」라는 주제논문에서 우리나라의 TV방송을 『창해에 떠 있는 일속』으로 비교하여『TV가 하나의 대기업으로서 산업사회에 군림하기엔 아직도 충분한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동일한 성격의 일반방송들과 두 개의 TV국은 같은 내용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임으로써 필연코 인력과 재력의 헛된 소비로 국가재산의 낭비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한국의 현실을 통렬히 비판했다.
시청료를 받는 KBS·TV 와 민영인 TBC·TV의 관계를 김규씨는 이렇게 말했다. 『「스폰서」가 좋아하는 오락 「프로」는 민방에 맡기고, 국영은 솔선해서 교육, 교양에 신경을 쓴다면 그만큼 방송의 저속화를 방지할 수 있고, 방송 「미디어」전체의 질서가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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