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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의 휴전선 침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53년후 전후 최대 규모의 휴전선 침범사건이 13일 새벽 북괴에 의해 저질러졌다. 즉 북괴는 중동부 전선 군사분계선 남방에 40여명의 병력을 투입하여 아군과 약 5시간 동안 교전을 벌였던 것이다.
이 상투적인 휴전선 침범으로 인해 아군은 1명이 희생되고 3명이 부상하였으며 괴뢰군은 3명이 사살되고 그밖에 다수가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렇게 거듭되는 북괴의 야만적 휴전협정위반행위에 항의하기 위하여 「유엔」측은 군사정전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우리측이 포성까지 가해야만했던 이 휴전후 최대의 침범사건을 북괴는 어떤 농설로써 강변하고 나설지 모르겠지만, 홍 공보는 이에 대해 『북괴군의 도발적인 휴전선 침범행위는 분명히 선거를 앞둔 계획적인 민심 교란작전』이라고 비난했다.
아닌게 아니라 북괴는 총선을 목첩에 둔 이즈음 그 침략근성을 노출시키는 휴전 위반행위를 빈번히 저질러 왔다. 북괴는 지난 6일 하오에도 판문점 동쪽 2㎞지점 군사분계선을 침범, 25분에 걸친 교전을 벌인 일이 있었다. 다행히 그때 「유엔」군 순찰대는 약 50분 동안이나 고립되어 있다가 증원 기동대에 의해 구출되었었다. 그러나 북괴는 추하게도 군사분계선 남쪽 10내지 40m지점에 사살된 그들의 사체 3구를 남기고 도주했었으므로 그들은 마침내 휴전선침범을 공적으로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에 사체가 군사분계선 남쪽에 유기되지 않았던들 북괴는 그때도 어떤 뚱딴지같은 소리를 했었을지 모른다.
하기는 이러한 북괴의 도발행위는 일상 다반사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언제 어디 곳에서나 틈만 있으면 남침해 오는 것이 그들이라는 것을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휴전선의 방위문제에 남달리 민감한 것이며 또 휴전선의 안전이야말로 극동안전의 기초인 것으로 믿는 것이다.
한편 김 국방이 언명한 바에 의하면 최근의 북괴에 의한 일련의 도발행위는 국군파월을 견제하여 북괴자신의 군비강화를 합리화시키려는 군사적인 목적과 북괴의 내부갈등에서 빚어내는 일단의 불만을 휴전선으로 돌리려는 음흉한 정치적 기도에 의한 것이라 하니 우리는 그들의 저의에 비상한 관심을 돌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야기될 것으로 보이는 동종의 침범사건에 대비하여 우리의 휴전선 방위가 철통같이 이루어지고 있어야 할 필요를 절감한다. 침략자에게는 언제나 힘의 대비가 있어야겠고 침략자는 언제나 만전한 힘 앞에 무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다.
때마침 「워싱턴」 행정부는 이와 같은 휴전선의 긴장을 정확하게 인식한 끝에 새 대한군원을 올해보다 늘려 공여키로 한다하니 일단 군사적 대비는 갖추어진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군사적 대비 못지 않게 우리는 정치적인 대비도 갖추고 있어야 하겠다. 북괴의 음흉한 기도, 그 함정에 빠져들지 않기 위한 정신적 자세의 확립이야말로 정치적 대비의 기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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