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봄은 그런 것이다. 일장춘몽처럼 "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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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기지개를 핀다.

나른한 오후, 고운 햇살이 차 한잔의 여유를 부리며 꽃망울을 터뜨린 봄꽃들을 슬그머니 졸음으로 몰아넣는다.

그 꿈속에서 일장(一場)와 춘몽(春夢)이, 두 사람이 만났다.

“인생은 한바탕의 봄꿈(一場春夢,일장춘몽)이라는데,사람들은 왜 그렇게 아둥바둥하며 살까?” 일장이가 춘몽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접몽(蝶夢)이가 거들었다.

“그러게 나도 내가 호랑나비(胡蝶,호접)가 되었는지 호랑나비가 내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네”

현명한 춘몽이가 대답했다.

“현실도 아닌 것이 꿈도 아닌 것이, 보이는 것은 모든 사물의 변화에서 비롯되는 것임에도 우리들이 그것을 모르고 욕심을 내어 부귀영화를 탐내고, 나비는 천년만년 살 것처럼 시간 귀중한 것을 모르고 헛되게 보내기 때문이지“

장자(莊子)의 제물론편(齊物論篇)에 나오는 호접지몽(胡蝶之夢)을 일장춘몽(一場春夢)의 사자성어에 빗대어 지어본 것이다. 봄을 느끼기기도 전에 훌쩍 달아나버림을 내 스스로 아쉬워 풀어본 말이다.

봄은 개나리의 노란색으로 다가왔다가 나무의 신록으로 내달음쳐,여름속으로 숨어버린다. 마치 장자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꽃들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니다가 문득 눈을 떠보니,자신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한 순간처럼---.

봄은 생명의 시작이다. 모든 시작은 미약하고 어리며 미숙하다. 하지만 고운 햇살과 향기로운 바람, 그리고 맑은 물을 주고 사랑으로 돌보면, 어느새 키 큰 나무가 되어 우리의 그늘이 되어준다.

그러므로 봄을 만끽하려면 욕심을 버리고 춘몽(春夢)이가 말한대로 자신을 내려놓아, 내가 누군지부터 아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하루하루 시간의 귀중함을 알고, 성실함으로 삶의 노트를 채워야 한다.

우리의 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다음의 봄이 더 찬란하기를 바라며, 한바탕의 꿈을 웃음으로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 진정한 봄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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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닥터뉴스대표이사 기자 kyh6384@hanmail.net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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