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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민아들의 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브라질」이민 2년만에 「상파울루」주립공과대학에 응시하여 치열한 경쟁을 물리치고 우수한 성적으로 「좁은 문」을 뚫은 한국의 아들이 있어 「브라질」사회에 큰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김덕원(21)군-. 그는 1964년 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해 8월 가족과 함께 「브라질」에 이민 왔다. 아버지 김창연씨는 서울에 있을 때 동대문 시장에서, 대양상회를 경영했었다. 「브라질」「상파울루」시는 93개국의 각종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어 마치 세계 인종전시장 같은 곳-. 우리 겨레는 1천 5백명이 「상파울루」시에 밀집해 살고 있다.
김군이 영광스러운 합격을 한「상파울루」공대는 남미주에서 첫손꼽는 학교요,「브라질」자연과학의 심장부이다. 물론 외국인이라해서 특혜가 있을 리 없다. 오히려 외국인이기 때문에 거쳐야 할 문이 더 많다. 「브라질」의 교육제도는 의무교육 제인 국민교와 사립교육기관에는 쉽사리 입학할 수 있으나 국립·주립의 중·고·대는 수준을 굉장히 높여 준재·수재를 양성토록 하고 있다. 그 위에 외국인학생은 「포르트·케이스」에 의한 각과 목별 검정 시험을 보도록 하고 있으며 여기에 합격하지 못하면 응시조차 할 수 없다. 김덕원 군은 남달리 교육열이 높은 부모 밑에서 2년간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으로 득학 했다. 그래서 「브라질」국가검정시험에 무난히 합격, 대망의 「상파울루」공과대학의 입시를 바라보게 됐었다. 「상파울루」공대는 4백20명 모집에 4천9백83명이 응시, 12대 1의 치열한 경쟁이었는데 1백 8등으로 합격의 영광을 차지한 것이다.
이번 시험에서 일본인 학생 강기(24)군은 「브라질」에 온 지 4년 만에 1백90등으로 합격했을 정도이니 「좁은 문」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시내 각 주립대학에 우리교포자 제15명이 다수 합격하여 「브라질」교육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합격 된 학생 가운데는 일·중계학생이 약 30명쯤 됩니다. 그들은 대부분이 이민60년의 역사를 지닌 2세·3세들이지요. 저는 한국의 아들로서 무언가 묵직한 책임감을 느낍니다.』-희망에 부푼 김군의 눈빛이 남달리 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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