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양당의 공천 자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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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하루사이를 두고 공화당과 신민당의 실질적인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공천자가 거의 밝혀졌다. 그 동안 불을 뿜는 경합 때문에 숨가쁜 진통을 거듭해왔던 양당의 공천작업이 일단락을 보게 된 것이다.
양당의 공천작업과정을 훑어보면 먼저 41명의 현역의원이 탈락되는 등 고심의 흔적이 역연 하다. 또 당내분파의 균형유지에도 적지 않이 배려한 인상이 짙다.
그러나 이 작업을 완료함으로써 이제 여·야 양당은 본격적인 선거운동태세를 갖추게 되었으나 낙천자들의 반발도 정도의 차는 있을지 모르나 일단은 예상해야 할 것 같다. 여당인 경우는 그들의 불만을 배설시킬 수 있는 몇 가지 수단을 보유하고 있어 사태는 긴박한 지경에 도달하리라 볼 수 없겠으나, 야당인 신민당의 경우는 그것이 신당운동으로까지 번질 염려 마저 없지 않다. 따라서 양당은 정치계절의 문턱에서 어차피 한번 홍역을 겪어야 할 판국이다. 전근대적인 타기 할 정치풍토와 정당부유배들의 존재가 아프게 실감되는 국면이다.
아무튼 이제 선거계절은 본격적으로 무르익기 시작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양대 선거를 미구에 치러야 할 우리로서는 주권자인 민주시민으로서의 정치적 태도를 정리 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겠고, 정당들은 정당들대로 기초적인 민주주의 행사를 공명정대하게 치를 정신적 태세를 또한 갖출 필요가 있다.
첫째, 우리는 이번 선거가 무엇보다도 근대화하기를 희망한다. 지연·혈연보다는 사람을, 사람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국가를 생각하는 선거로 진일보하였으면 한다. 향응·호별방문·매수 따위의 선거사범이 활개치던 구습을 용기 있게 타파해야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성보다는 이성을, 힐난에 앞서는 구체적 정책 제시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둘째, 선거의 쟁점은 국리민복을 축으로 하는 것이 되어야 하겠다. 지역사회의 이익이나 개인의 영달에 급급 하는 반국민적 정치 변설 내지 행태를 허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거품 같은 인기만을 노려 무책임한 투표자에의 영합을 일삼는 분위기를 무엇보다는 배격해야 할 것이고, 그런 화류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은 발붙일 여지를 남기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그리하여 국가경영이나 민복 창달에 경륜도 없고 능력도 없는 정치인이 누구인가를 냉엄하게 가려내야 한다.
셋째, 3천만국민 모두가 공명선거를 위한 민주주의의 감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여당의 책임이행을 재촉하며 스스로의 권리를 정당하게 가꿀 줄 아는 민주시민의 금도를 높여야 하겠다. 국민의 감시 안이 빛나고 고발정신이 건재하지 않는 다면 이미 민주주의는 좌절 된 거나 다름없다. 선거에서의 공명성유지 문제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의 문제이란 점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
여·야 당의 공천작업이 매듭지어진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여·야에 「페어·플레이」정신을 강조하는 바이며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 성장의 기념비적인 내용으로 몰고 가기 위한 민주시민의 자세확립을 촉구해 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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