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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운전사 살해범 자수|범인 2명, 두번 범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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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의정부·연천=안병찬·주섭일·백학준·정천수·이의일·이종완 기자】「양주 두 운전사 살인강도사건」은 23일 하오 7시 5분 살해범 최해선(19·가명·연천군 전곡면)이 경기도 연천경찰서 전곡지서에 자수함으로써 사건발생 93시간만에 무난히 해결됐다.
경찰은 자수한 최의 자백에 따라 10분 뒤 이웃마을에 사는 주범 홍순덕 (20·전곡2리 9반)을 검거,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전곡리의 불량배인 두 범인은『용돈을 벌기 위해 연쇄살인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도경 수사본부는 이들이 강탈했던 「엘진」시계를 서울 남대문시장 노점상에서, 「휘트너」는 의정부시 「덕흥여관」에서 압수하고 군용전지는 범인들이 내버린 현장에서 찾아냈다. 수사본부는 덕흥여관 주인 차인태(64)씨를 범인은닉 혐의로 함께 구속했다. 그러나 검찰은 23일 자정 의정부 서장실에서 정강천 수사지도과장, 고동철 경기 도경국장의 입을 통해 『범인검거는「엘진」시계의 장물 수사에 의해 임명선 형사가 전곡리 사창가에서 불심검문 끝에 체포했다』고 검거 경위를 발표했다.
◇자수 경위
지난 19일 아침 먹고 아무 말 없이 집을 나간 최해선은 21일 하오 2시쯤 태연히 집에 돌아왔다. 그의 형 해관(28)씨가『어디 갔다 왔느냐?』고 물었으나 『서울 친구에게 놀러 갔다 왔다』고 대답. 최는 다만『배가 아프다』고 밥을 먹지 않았다.
23일 최는 형에게 『의정부 사건은 제가 저지른 일입니다』고 자백,『내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나를 죽여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자수하겠읍니다』고 자신의 결의를 털어놓았다.
최는 다시 주범인 홍순덕과 저녁 7시 정각「떡국집」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형 해관씨는 급히 집에 돌아와 아버지와 상의, 평소에 잘 알던 전곡지서 임명선 형사를 찾아갔다.
최의 범행을 들은 임형사는 『해선 이가 그런 일을 했으려구?』하고 믿지 않다가「떡국집」방에서 7시10분전 해관씨가 데려온 아우 최를 만났다.
방에 들어선 최는 임형사에게 『저가 의정부의 사람을 죽였어요』라고 자백, 임형사는 아무 말 없이 최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
이날 하오 7시15분 약속대로 홍도「떡국집」문을 열었다. 순간 문틈으로 내다보던 최가 곁에 앉은 임형사에게 『저 애가 순덕이다』고 가리키자 임형사는 홍의 손목에도 수갑을 채웠다.

<모의 권총으로 위협 뺏은 돈이 적어 재범>
◇범행 경위
이들은 지난 19일 밤 최가 현장에서 기다리고 홍이 9시 반께 의정부 합동주차장에서 경기 영3390 시발「택시」를 마당바위까지 유인, 험한 산길에서 차가 허덕이자 홍이 모의권총으로 위협, 최가 돌로 운전사 전희주씨의 뒷머리를 쳐 죽였다.
이들은 전씨의 「엘진」팔뚝시계와 현금 2천4백원을 뺏었으나 돈이 적어 재범을 계획했다.
그 길로 청학리 오물처리장 근처에서 지나가던 합승을 타고 의정부시내로 들어왔다.
밤 10시쯤 경기 영291호「베이비·왜건」운전사 최광운(27)씨 에게 돈5백원을 주겠으니 마당바위까지 가자고 꾀었으나 실패했다.
10시 반께 주차장에 있던 경기 영4064호 새나라 「택시」운전사 전병익(50)씨를 꾀어 현장에 도착, 전씨를 죽이고 현금 l천원과 「휘트너」팔뚝 시계를 뺏었다.

<친형이 권고>
◇자수순간
목격자인「떡국집」(연천군 전곡면 전곡 1리 2반) 주인 강상남(35·여)씨는『이날 하오 6시30분쯤 해관씨가 와서 동생 해선이와 홍순덕이 오면 기다리라』는 전언을 부탁하더라고 했다.
이어 임형사가 오자 해관씨는 그와 한동안 속삭이다가 밖에 나간 뒤 동생을 데리고 들어왔다고 말했다.『순덕을 기다리는 동안 해선 군이 변소에 가겠다고 말했지만 해관씨가 안 된다고 대답했어요.』이렇게 말한 강씨는 『자수했는데 도망가겠느냐』고 해선이가 항의하는 소리도 들었다고 당시의 현장을 설명했다.

<체포설에 형 분개 " 자수 아니라면 법정투쟁 하겠다">
24일 정오 범인 최해선의 형 최해관씨는 경찰이 동생을 체포했다고 발표한 사실에 대해 분개, 경찰을 상대로 법정 투쟁을 벌여서도 자수라는 사실을 밝히겠다고 흥분해 말했다.

<통금에도 걸려>
◇도주경위
의정부로 잠입한 최는 동부 파출소에 통금위반으로 걸렸다가 풀려난 뒤 20일 아침 남대문 한홍근(38)씨에게 「엘진」17석을 5백원에 팔았다. 그날 밤은 덕흥 여인숙에 「휘트너」를 잡히고 21일 사창가에 있던 홍과 만나 전곡에 은신했다.
◇경찰측 발표
이날 자정 의정부경찰서장실에서 연천경찰서 수사계 임명선(38·전곡지서 파견근무)형사가 진범을 잡았고 발표했다.
경찰은 ①신속한 장물품표 수배와 ②치밀한 종합수사결과 ③이날 하오 8시 30분쯤 연천군 전곡면 전곡1리 사창가에서 홍과 최 등 두명의 진범을 불심검문 끝에 체포했다는 것이다.
수사본부장인 박영천 경기도경 수사과장, 고동철 경기도경 국장 등 고위경찰간부가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정상천 치안국 수사지도 과장은 죽은 운전사 전희주(30)씨의 팔뚝시계「엘진」17석을 맨 처음 발견, 장물품표를 급히 수배하고 「다리를 저는 살짝 곰보」의 인상수배서에 의해 경찰관의 치밀한 수사가 개가를 올렸다고 했다.

<현상금은 제보자에 임형사 1계급 특진>
24일 치안국은 양주 운전사 살인강도 체포에 공을 세운 연천경찰서 수사계 임명선 형사를 1계급 특진키로 하고 이 사건에 걸렸던 현상금 10만원을 남대문시장안 시계포상 인 한홍근(38)씨에게 주기로 했다. 한편 범인을 재워주고 신고 않은 의정부 덕흥여인숙 주인 차인태(64)씨를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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