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대조 이룬 미 두 흑인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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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색다른 두 군중 「데모」가 있어 화제―.그러나 하나가 미국판 「검은안개」의 주인공 「할렘」 출신의 민주당 소속 「아담·클레이턴·포웰」(58) 하원의원의 「숙명」을 위해 모인 검둥이만의 「데모」이라면 다른 하나는 「매사추세츠」 주의 공화당 출신인 「에드워드·브루크」(47) 상원의원의 당선을 축하하고 그의 성공을 빌기 위해 몰려든 5천여 흑·백인의 혼성 「데모」로서 각각 그 모임의 빛깔을 달리 한 것―.
이들을 둘 다 미국 유수의 흑인. 「포웰」은 그가 늘 입버릇처럼 내세운 「겸허한 침례교 목사」로소 네 번이나 결혼한 「로맨스·그레이」. 최근 그의 걸직한 부정행위들이 들춰지기 시작하자 하원의 문교·노동위원장직에서 쫓겨난 후 급기야는 의원직 박탈이란 거센 바람을 안고 국회특별조사위원회의 동료들 앞에서 준엄한 심문을 받고있다.
「포웰」에 대한 부정혐의 중엔 특히 약 15만「달러」에 달하는 고액의 봉급을 주어 자신의 친족들(때로는 그의 처)을 사무직원에 채용한 정실인사와 이로 빚어진 공금횡령, 가명으로 한 국고낭비, 의회의 최장기 결석 등으로 얽혀있다.
지난해 그는 이미 「할렘」의 한 과부에 대한 모욕죄로 1년 4월의 체형을 그의 출신구에서 받은 일 조차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난 주 그의 의원직 박탈 문제로 열린 특별위원회에 8명의 변호인단을 거느리고 나와 「국민의 대표답지 못하다」는 비난에 대해 시종 『나는 딴 사람보다 더한게 없다.』라고 응수, 『딴 의원에게도 동일한 조사가 시행되지 않는 한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버티었다.
최초로 상원의원에 당선 된 같은, 흑인 출신 「에드워드·월리엄·브루크」 의원이 많은 동료 의원들의 축복속에 역사적인 의원선서를 마쳤다. 이태리 태생의 부인을 가진 공화당 입후보자였던 「브루크」가 흑인이 전 유권자의 불과 3할을 차지하며 「존슨」 정부에 동정적인 「매사추세스」에서 「승리의 영광」을 누린 것은 그가 이 주의 검찰총장 재직 때 이미 그의 원만한 품성과 해박한 실력을 두터이 인정받은 셈. 공화당내 자유주의파에 속하는 「브루크」는 특히 민권운동의 「과격일변도」를 지양하고 흑백인 간의 고질적인 「적대감정」의 불식을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신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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