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목판경 등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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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려 때 나무판에 새겨 찍은 불경이 발견되었다. 우리 나라 판본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이 불경은 13세기초에 간행된 「능엄경 권4」 1책 및 「부모은중경」1책.
경기도 안성 소재 칠장사 주지 김의정 스님이 간직해온 것으로 최근 동국대학교에 기증, 그 귀중한 가치가 밝혀졌다.
김 스님이 동대 도서관에 내놓은 20책의 옛 책 가운데 포함된 이들 책은 그가 수년 전 제천에서 우연히 .입수한 것. 불경이 엿장수 목판에 뒹구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구입해 지녀 왔다고 한다. 송본의 복각 본으로 말미엔 책을 우리 나라서 찍어내게 된 경의를 기록, 1235년 측 고려 고종 22년 을미에 된 것임을 명백히 해놓았는데 그것이 초인본으로 감정돼 학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우리 나라 최고의 판본은 불국사 석가탑서 나온 신나 에 목판경이지만, 그 다음 고려 최고의 것은 송광사 소장 「의천 속장경」(1093∼99년 간행).
하지만 「의천 속장경」은 복각한 것이 아니냐 혹은 과연 초인본 일까 하는 것이 의문으로 남아 있느니 만큼 이「능엄경」이 오히려 『우리 나라 현존의 고려 최고 본으로서 믿음직하다』 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또 하나의 고려 때 것인「부모은중경」은 긴 횡축을 차곡차곡 접은 첩본. 글과 그림을 차례로 엮었는데 「부모은중경」으로서 최고 본일 뿐 아니라, 우리 나라의 현존목판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란 점이 주목된다.
고려 때 그림은 워낙 귀한 편인데다가, 사람의 일생을 그림으로 나타낸 이 불경은 당시의 건축양식이나 생활의 편모를 보게 하여 적잖은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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