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진 … 이젠 ‘디자이너’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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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로 한국 무대 데뷔를 앞둔 2007년 미스코리아 진 이지선(왼쪽)씨와 언니 이지연씨. [김성룡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개막된 ‘2013 서울패션위크’에서 화제가 된 자매가 있다. 2007년 미스코리아 진 이지선(31)씨와 언니 이지연(34)씨. 두 사람은 자신들 이름의 첫글자 J를 딴 브랜드 ‘제이 어퍼스트로피(J apostrophe)’를 들고 29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에서 국내 데뷔 무대를 연다. 이지선씨는 미스코리아 수상 이후 촉망받는 연예인으로 국내 TV드라마 등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2011년 10월 금융계 인사와 결혼한 이후, 말없이 사라졌다. 그랬던 그가 뉴욕에 기반을 둔 신진 디자이너로 돌아온 것이다.

 ‘제이 어퍼스트로피’는 현재 미국과 홍콩을 비롯, 전 세계 50여개 매장에 옷을 공급하고 있다. 27일 중앙일보에서 이씨 자매를 만났다.

 - 왜 연예인 활동을 하지 않고 디자이너의 길을 택했나.

 “처음부터 연예인에 크게 뜻을 두지 않았다. 미스코리아가 된 것도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3학년 때 슬럼프 극복을 위해서였다. 선배들 중 졸업한 뒤 1년 넘게 취직이 안 되는 사람이 많았다. 자괴감이 생기더라. 그때 동갑인 미스코리아 이하늬(2006), 금나나(2002)씨 인터뷰를 봤다. 자신감이 넘쳐보였고 나도 전환점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참가했다.”

 - 연예인으로서의 매력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은 기회가 찾아오더라. 배우 섭외 제안도 들어왔다. TV연속극에서 주인공 괴롭히는 못된 부잣집 딸 같은 역할이었다.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내가 갈 길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복학했다. ”

 - 언제부터 디자이너를 꿈꿨나.

 “어렸을 때부터 시각적인 것에 예민했다. 언니와는 미술·디자인 공부를 같이 했다.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하다보니 부루마블 같은 보드 게임도 도화지에 직접 만들어서 했다. ”

 - 역할 모델로 삼고 있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도나 카란을 닮고 싶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면서도 가정적이고 푸근한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한다. 디자이너라고 하면 차갑고 못됐고 독특하다 생각하는데, 큰 비즈니스 하면서도 가정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안심이 되더라.”

글=한영익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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