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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제3세력」공명당과 재일교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일본 정계에 「제3세력」으로 대두하게 된 공명당의 조직 기반인 창가학회에는 재일교포 약 10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으며(거류민단 추계) 민단간부 등을 지낸 약 4백명이 학회에 간부급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공칭 6백10만 가구를 가졌고 제2야당인 공명당과 창가학회는 표리 일체의 관계를 이루고 있고 보면 공명당의 중의원 진출은 한·일 관계의 측면에서도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초창기의 창가학회 회원들의 대부분이 미 조직 노동자나 영세 자영업자 등이었음에 미루어 사회의 저변에 침전한 극빈층이나 저소득층인 우리 재일교포가 「제3국인」으로서 소외감과 고립감 등도 겹쳐 창가학회의 조직망에 포섭 당하기 안성마춤 이었던 것 같다.
재일교포의 창가학회 회원이 많은 곳은 구주 지방과 대판·명고옥 등 관서지방, 다시 말해서 재일교포가 집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학회의 성격상 조총련계는 거의 없고 모두가 민단계 교포라고 한다.
지난번 참의원 선거 때 공명당은 구주 지방의 득표 예상을 세웠다가 참정권이 없는 한국인회원도 셈하여 크게 오차가 나온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창가학회는 회원 명부에서 국적별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27일 교포들의 활약을 보면 동경도 지부장에 김종식씨, 그의 부인 김씨는 부인부장―애지현 민단부 지부장을 지낸 박상보씨는 애지현 지부장, 동 민단 감찰위원이던 명창욱씨는 포교사로 힘쓰고 있다.
공명당은 1956년 참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3의석을 차지한 데서 비롯하여 59년에 9의석, 62년에 15의석, 65년에 이르러 20의석으로 늘었고 한편 지난번 총선거 때 처음으로 중의원에 진출하여 25의석을 얻었다.
창가학회의 조직 확대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는지 혹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인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특수 일본적인 불파인 창가학회가 공명당을 통하여 일본서의 「정치적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창가학회의 일각을 재일 한국인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공명당의 중의원 진출을, 교포의 입장을 일본 정치에 반영시키는 또 하나의 「루트」 개척 내지는 일본에 있어서의 「코리아·로비」 재편성과 관련하여 적극적인 의의를 찾는 견해는 이런 데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동경=강범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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