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집계…그것도 뒤늦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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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각종 경제 지표를 집계만 하고 발표 못하는 게 한은의 입장이 되어버린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새해 들어서는 그 도가 더해 가는 느낌, 보통 전월 말의 통화량을 새달 20일께면 발표했었는데 지난 연말 통화량을 한 달이 지난 2월 2일에야 발표하는가 하면 물가 지수도 10일마다 발표하던 것을 30일로 늘려 뒤늦게 공표. 그것도 정부당국이 『연말통화량은 6백93억원으로 추계 됐다』고 발표한지가 10일 이상 지난 다음에야 확정 추계라고 해서 그보다 1억원이 적은 6백92억을 내놓는 정도.
정부고위층의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12월 25일 현재 통화량이 7백70억원대로 추계 되었던 것이 연말에는 6백92억원으로 불과 1주일만에 무려 78억원이 감축 발표되었으니 하루 평균 15억원씩이나 줄여간 꼴.
이래서 한은의 경제지표집계는 완전히 「김 빠진 맥주」가 돼버렸고 「자율성 잃은 낡은 숫자」가 돼버렸다는 중론이 일고있는데…한은 당국자들은 『정부의 통계법 시행령 개정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쓴웃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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