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FOCUS] 시베리아 횡단철도 고속철화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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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횡단철도 중 1908년 완공된 바이칼환상철도(총연장 260㎞). 횡단 구간 중 공사가 가장 어려웠던 구간이다. 프로시나 엘레나

러시아 경제 개발부는 최근 시베리아횡단철도의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 구간을 고속철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속철도화 구간은 점차 동쪽으로 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이르는 구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총연장 1615㎞의 철도가 부설될 경우 지금보다 4배 이상 빠른 최대 시속 400㎞까지 열차운행이 가능해진다. 철도가 완성되면 현재 30시간 이상 걸리는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 구간을 4시간만에 주파 완전히 일일생활권이 된다.

또 현재 6일 정도 걸리는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구간도 대폭 운행 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또 이런 사업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3년 말까지 국영독점회사인 러시아철도사의 주식 가운데 5%를 매각할 계획이다.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그 길이와 철도가 지나는 역의 수, 그리고 부설속도 면에서 세계 최고로 기네스 북에 등재되어 있다. 20세기 초반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러시아 유럽 영역과 아시아 영역을 이을 운송로 역할을 했다. 현재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연간 1억t의 물동량을 처리하고 많은 승객을 운송하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단계별로 총 6개 구간으로 나뉘어 건설됐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곳은 중부 시베리아 철도 구간이다. 험준한 지형을 관통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철도부설기술자들은 영구동토와 같은 당시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자연 현상과 최초로 부딪치게 됐다.

연장 260㎞에 다다르는 바이칼 환상철도 부설 계획은 기술적인 문제로 연기됐다. 1900년 바이칼 호를 지나는 연장 73㎞ 노선이 개통됐고 5년간 영국제 쇄빙선 ‘바이칼’과 ‘앙가라’호가 호수의 동서를 연결하며 열차를 실어 날랐다. 1903~1904년 겨울 호수 얼음 위로 열차와 증기 기관차를 운행하는 길이 45㎞의 철로가 놓였었다. 하지만 러일전쟁 당시 이런 방식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대두됐고 러시아 제국 정부는 바이칼 환상 철도 부설 작업에 착수했다. 바이칼항과 쿨툭항을 잇는 바이칼 둔치 81㎞ 구간은 수면 위 400m 높이이며 경비·규모·난이도 면에서 바이칼 환상철도 부설은 당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국책사업이었다. 이처럼 험난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바이칼 철도는 2년 만에 완공됐으며 당초 계획된 것보다 1년 앞당겨진 시기에 개통됐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2173㎞에 달하는 아무르 철도가 개통됨으로써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인 1916년에 공식적으로 완공됐다.

현재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바이칼·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인근 ‘황금고리’와 함께 러시아의 주요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지나가는 대도시로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 예카테린부르크, 니즈니 노브고로드, 모스크바가 있으며 관광객들은 새로 도입된 매표 시스템을 통해 기차로 도시와 도시 사이를 여행하는 홉온-홉오프(Hop on-Hop off)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2003년 1월 1일부로 전 구간이 전철화됐다.

다리야 곤살레스 기자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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