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경제체제를 확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박순천 민중당 대표위원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해 정책 기조를 발표했다. 박 대표는 이날 정책 기조연설을 통해 『공포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 대중경제 체제의 확립, 민주통일』을 민중당의 미래상으로 제시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①개헌 등 법제의 개편 ②남북교류 등 적극적인 통일대책과 다변 외교 ③재벌경제의 대중경제 전환 ④최저 임금제와 의료보험제 등 사회보건정책 강화 등을 내걸었다. <연설요지2면에>
그는 또한 당의 자세로『종래 야당의 병폐인 부정일변도의 자세를 지양하고 「고발과 대안을 병행」하며 청사진을 갖는 정책야당의 자세를 확립하고 헌정질서 확립을 위해 합헌적 정권교체 실현』을 다짐했다.
박 의원은 『정권교체의 여건은 민중 속에 성숙되어 있으며 공명선거 쟁취로 올해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것이 우리의 결의』라고 밝혔다.
약 2만8천자에 달하는 이 연설문은 3년 간의 현 정부 시책을 비판하고 선거공약에 해당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그는『오늘의 정치현실은 군벌주의자의 독재, 기술화한 상층부 부패를 특색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서운 비판에 수군수군 박수 없이 조용한 2시간>
○…박순천 민중대표위원은 21일 상오 10시 17분부터 약 두시간 동안 2만8천자의 정책 기조 연설을 담담한 어조로 읽어 내려갔다.
이날 의사당에는 정일권 총리 이하 국무위원 전원이 출석, 박대표의 기조연설을 경청했고 공화당 의석에는 김종필 당의장, 길재호 사무총장이 나란히 앉아 공화당 정부의 치적에 대한 박대표의 신랄한 비판을 주의 깊게 들으며 어떤 대목에 이르러서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
○…의석에는 1백7명(공화68·민중36·무소속3)의 의원이 출석했는데 박 대표가 연설을 시작했을 때는 불과 68명의 의원만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고 특히 민중당 소속 의원은 겨우 25명만이 앉아 있을 정도.
연설을 끝낸 박 대표는 이효상 의장과 인사를 나눈 뒤 조용히 자리에 돌아가 앉았는데 연설도중에는 박수를 치지 않기로 한 총무단의 결정에 따라 한 차례의 박수도 없었다.

<대통령연두교서의 복사판-공화· 신한당 논평>
이에 대해 공화당은 『전 국민의 총중 산화론 등은 정신 착란적 논법이다』고 했고, 신한당은 『박대통령 연두교서 대강을 뒷받침한 시행 세칙에 불과하다』고 각각 논평했다.
▶신동준 공화당 선전부장=소위 대중 경제체제라는 「레테르」를 붙인 민중당 청사진은 바로 공화당 정책에서 무단 도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엄연한 우리나라 고도성장에는 굳이 눈을 감고 가공적인 현실 왜곡과 날조가 지나친 것은 유감이다.
민중당이 내세우는 양원제 개헌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으며 즉흥적인 감상적 남북교류는 백해무익이다.
▶김수한 신한당 선전국장=준 여당의 때를 벗으려고 신한당 연설을 복사한 간지에 경탄한다. 부정선거의 독소를 묵인해 준 협상선거법을 만드는데 공화당의 들러리를 섰던 민중당이 선거법 개정과 공명선거 투쟁을 운운하고 있음은 국민기만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