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두고 7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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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쳐 날뛰는 정신 이상의 젊은 부인을 판자우리 속에 사나운 짐승 다루듯 매어놓고 7년 동안 숨져가기만 기다리던 6순 남편의 애닯은 사연이 뒤늦게 밝혀졌다.
홍성군 서부면 판교리에서 쓰러져 가는 초가집에 살고있는 고창복(65·광부) 노인은 홀아비로 성주탄광에서 광부로 노동하던 52년3월 당시 과부인 서양순(38)여인과 재혼했다. 그후 2년도 못돼서 여인은 첫딸(정순 양·13)을 출산하면서 정신이상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고 노인은 푼푼이 모은 돈을 털어 병을 고치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동안 둘째딸 정금(11)양과 천규(9)군 두 아이를 또 낳았다. 부인의 증세는 점점 악화, 병 치료에 가산을 탕진하게되자 59년 1월 서 여인을 초가집 단간방 위쪽에 판자로 우리를 만들고 가둬버렸다.
한쪽팔목을 철사로 묶여 우리 안에 갇힌 서 여인은 판자 벽에 뚫린 구멍으로 넣어주는 밥을 받아먹고 지금까지 7년을 살아 왔으나 광기는 여전, 이젠 10여 세 된 어린애정도의 체구로 다리도 펴지 못하는 불구가 되고 말았다.
고 노인은 그래도 학교에 다니는 3남매가 커 가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자위하고 있다는 애닯은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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