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게 5162곳, 사랑을 나눕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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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하는 데 규모는 상관없잖아요.” 매월 정기적으로 매출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착한가게’가 지난해 5000개를 넘어섰다. ‘착한가게’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열매·대표 이동건)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을 위해 제공하는 맞춤형 기부 프로그램으로 중소자영업자, 프랜차이즈업체, 학원, 의료기관, 온라인쇼핑몰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 2007년 188개의 영세기업이 ‘착한가게’를 자청한 이후 5년 만에 약 26배가 넘었다.

2012년 한 해 동안 이들이 기부한 금액은 약 18억7900만원. ‘착한가게’ 기부금은 ▶교육·상담 ▶여가·문화 ▶아동보호·양육 ▶청소년성장·인식개선 ▶생계·영양·주거 ▶의료·건강 등의 지원 사업에 사용된다. 사랑의열매는 배분사업기준에 의거한 심사를 통해 사회복지활동을 하는 법인·기관·단체 및 시설을 선정한다.

 사랑의열매로부터 ‘착한가게’로 인증을 받으면 ‘착한가게 현판’을 달 수 있다. 또한 개인 사업자는 소득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기부금 100%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착한가게’는 월 3만원 이상 기부할 수 있다. 매출액의 일정 % 혹은 해당 기업에게 의미 있는 금액을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다. ‘착한가게’가 기부한 3만원으로 굶은 아이는 8끼 식사를 할 수 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은 70장의 연탄을 살 수 있다.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은 예방 모기장 3개를 받을 수 있다.

 2008년부터 ‘착한가게’에 참여하고 있는 기찬FS의 김기주 대표는 두부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모아 기부하고 있다. “사업 실패를 경험하면서 어려운 사람이 눈에 보이고 관심이 가 기부를 시작했다”는 김 대표. 1998년 시작한 문구 사업이 2003년 실패하면서 모든 재산을 소진하고 수원으로 왔다. 그는 두부제조 및 유통업으로 재기하면서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두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두부과자 상품에는 사랑의 열매 로고를 삽입해 판매 중이다. 김 대표는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상관없이 각자의 형편에 맞게 기부할 기회를 잘 활용하면 된다고 생각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찬FS는 매월 30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서울지회 모금사업팀 노진선 팀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많은 사업체가 ‘착한가게’에 동참해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최근 ‘착한 약국’ ‘착한 병원’ ‘착한 변호사’ 등 전문직 가게들도 참여해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노 팀장은 “착한가게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해 고객에게 행복이 전달되면서 매출이 올라가고 있다”며 “더 많은 사업체가 참여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기 좋은 지역사회도 만들고, 사장과 직원들이 행복해지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착한가게는 홈페이지, 전화, 팩스로 신청 가능하다.

  배은나 객원기자

◆시선집중(施善集中)=‘옳게 여기는 것을 베푼다’는 의미의 ‘시선(施善)’과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붓다’라는 의미의 ‘집중(集中)’이 만났다. 이윤 창출은 물론 나눔을 실천하면서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업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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