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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시장」365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그 공과>
4일로서 김현옥 시장이 취임 만1년을 맞는다. 취임 초부터 『땅을 파고 길을 내는 것이 나의 신념』이라면서 66년 한 해 동안 부지런히 「불도저」로서 밀고 나갔다. 결과로 동서남북으로 길은 훤히 트였지만 도로건설부문 이외의 행정은 소외돼버렸다. 김 시장이 작년 1년에 쓴 예산은 약 1백50억원이 되는데 그 60% 이상이 길과 지하도에 들어갔다.
김 시장은 66년에 8천4백명의 공무원, 3백3명의 동장, 3천명의 통장, 3만명의 반장을 거느리고 3백80만 시민의 살림을 바로잡는다고 2천8백여 공무원의 자리를 바꿨으나 1년 동안에 3백60명의 부정공무원이 잡혔다.
내무행정에서 「시민의 머슴」을 자처하고 편안한 시민생활을 위해 민원서류 간소화방안으로 가정시장제도 민원서류집배회가 두시장제를 실시하며 「가정마다 시장」이 있게 한다고 했으나 모두 실패, 민원서류 처리가 두드러지게 개선되지는 못했다.
아직도 건축허가 1건에 신청자가 6개 기관에서 서류를 갖추고 6번 이상 구청에 드나들어야 하는 형편.
보건 산업 운수 청소 수도 등 행정전반에서는 예산의 60%이상이 도로건설에 투입되는 결과로 자연히 소외되어 복지행정 실적은 「제로」. 김 시장의 특기는 취임공약대로 건설에 집중되어 홍제동 고개 미아리 고개 등 간선도로가 트이고 도시재개발 사업으로 도심지는 훤해졌지만 이에 따른 보상비 문제 등이 제대로 안돼 말썽이 그치지 않고 있다.
세금은 들어오는 대로 공사비로 나가 시 금고는 항상 달랑달랑하여 세무공무원에 대한 징세 독촉은 벼락같다지만 작년에만도 약 7억원의 기채로 빚을 졌고 67년도에도 50억정도의 기채를 하려다 총리의 반대로 깎여버렸다.
또 국장 과장들의 실무를 무시하고 즉흥적인 명령으로 행정체계가 흔들리고 계획이 자주 바뀌는 등 시민들은 어리둥절했다. 지난 1년 중 가장 큰 실책은 큰소리쳤던 4만동 주택건립이 공포로 돌아간 것.
또 남가좌동 주택용지마저 팔아버려 겨우 33동으로 끝난 일이다. 또 고지대에 수돗물이 안 나와 전례없는 시간급수제가 실시됐고 식수사정은 사상 최고로 악화됐었고 김장철때 골목에 쓰레기가 쌓여 차가 통행하지 못한 사태까지 생겨 「불도저」가 고장났다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결국 2년째가 되는 67년이야말로 김 시장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판가름의 해가 될 것이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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