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되었던 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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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만제(서강대교수)
1차5개년계획은 비교적 서둘러 짰고 미비한 자료를 토대로 했기 때문에 계획자체는 세련되지 않았고 더욱이 변동하는 여건을 감안하여 해마다 신축성있게 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운영을 강조한 계획은 아니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경제는 놀라운 양적 확대를 이룩했고 1차계획 후반기에는 정책수단의 현저한 개선이 있었다. 금리현실화·유동환율제 실시·세정혁신은 분명하고 대담했다. 이렇듯 높이 평가되는 양적확대에 비해 경제안정은 희생되고 말았다. 『고도성장을 이룩하자면 물가는 오르게 마련』이라는 집념 때문일까. 연간 8.5%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해마다 평균 16.5%의 물가상승은 피할 수 없었던가.
1차5개년계획의 전망은 밝다. 연 10%의 성장도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나 계속적인 「인플레」와 심각한 물자부족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짙다.
2차계획의 열쇠는 이미 일기 시작한 성장「무드」를 어떻게 마찰없이 이끌어 가느냐는 데 있다.
특히 수출증대에 따르는 외환 「인플레」방지, 석유화학과 제철사업투자를 중심으로 한 부문별 투자의 적시분배,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는 건설 및 수송부문의 생산능력확대, 기동성 있는 수입정책, 기술인력의 원활한 공급은 혼란속의 성장이냐 그렇지 않으면 마찰 없는 성장이냐를 결정지을 중요한 개발전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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