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의 「동경 나그네」 일본 현지 촬영 중지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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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동영의 제작협력을 얻어 최무룡 감독이 도일, 지난 11월 5일 「크랑크·인」한 한국영화 「고안」(한운사 원작의 동양 「라디오」 연속방송극 「동경 나그네」)이 정부의 촬영 중지명령으로 현지서 촬영을 중단했다.
이른바 합작영화는 아니지만 「스크린」을 통한 한·일 협력의 첫 「케이스」가 되는 이 영화는 일본영화계가 한국영화제작에 배우·무대장치 제공을 통해 본격적으로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공보부는 한·일 영화교류방안으로서 1965년에 배우교류, 66년에 합작허가, 67년에 일본영화 수입허가라는 3단계의 안을 마련, 한·일 조약 조인후인 작년 7월 영화제작업자에게 제시했다. 이때 업자 측은 『좀더 정세를 봐서…』라는 태도로 일본영화의 한국시장 진출을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올·일본·로케」 영화인 「잘 있거라 일본 땅」(김수용 감독)이 「히트」 하자 일본 「로케」로 영화계의 하나의 「붐」을 이루었던 것이다.
「동경 나그네」의 제작·감독·주연을 겸한 최무룡씨는 애당초 이 영화촬영을 시작할 때 『나는 일본과의 합작을 인정치 않는 정부의 부당한 규칙을 깨뜨리겠다』고 다짐했으나 최근 정부의 중지명령을 받고는 『지금은 이 문제를 건드리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 현재 정부와 연락중이다』라고 「노·코멘튼」. 경도 「로케」 등 이미 반 이상을 찍은 이 영화는 5명의 일본배우를 출연시키고 있는데 내용을 대폭 바꾸어 정부에 재고신청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국민의 국민감정을 염려하여 경부는 연전 세기영화사제작 「총독의 딸」에 일본 배우 노가나자가 출연했다하여 상영허가를 내리지 않은 전례도 있다. 따라서 이 영화가 앞으로 한·일 영화교류에 주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 같다.
▲공보부 홍천 공보국장의 말=제작신고에는 일본에서 필요한 장면만 찍겠다고 되었다. 따라서 「로케」와 일본인의 기술지도는 무방하나 일본배우의 출연은 아직 허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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