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청와대 … 벼르는 한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우중(金宇中)전 대우그룹 회장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권유로 한국을 떠났다는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과의 인터뷰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격분했다. 정부 대변인 명의로 포천지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정정보도도 요청키로 했다.

박선숙(朴仙淑)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오전 브리핑에서 "金전회장의 외신 인터뷰 내용이 여과없이 보도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가지 대목을 설명한 뒤 휙 일어나 버렸다.

청와대 주변에선 "아침 청와대 분위기는 살벌할 정도"라고 말했다. 대변인단은 일부 언론을 향해 "金전회장이 포천지 보도 뒤 DJ가 전화했다는 대목을 부인한 사실을 싣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 대변인인 신중식(申仲植)국정홍보처장도 성명에서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포천지의 보도가 한국 정부와 金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히 실추시킨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책임있는 언론으로서 포천지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인터뷰 내용을 기정사실화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일각에선 국정조사와 DJ의 참고인 또는 증인 가능성 주장까지 나왔다.

또 박정훈(朴正勳)전 의원의 부인이 "돈 냄새가 진동했다"고 말한 부분, 최규선(崔圭善)씨가 "DJ가 대우를 도와주라고 했다"는 발언을 되살려내 DJ와 金전회장 간 정치자금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자민련도 "청와대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했다.

고정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