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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대체계획의 합리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무연탄의 공급전망이 여의치 않게되면서 갑자기 추진하기 시작한 이른바 연료의 유류대체계획은 차츰 그난맥상을 노출시켜 시민생활을 오히려 교란시키고 있다는 인상마저 주고있는것같다.
그동안 유류대체계획의 일환책으로서 당국은 산업시설이나「빌딩」은「벙커·C」유사용시설을 갖추도록 했을뿐만 아니라 앞으로 건설될 산업시설이나「빌딩」은「벙커·C」유사용시설이 없으면 허가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집행하고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보도에의하면 벌써「벙커·C」유를 구득할수없는 실정으로서 기껏 시설대체를 했으나 오히려 활용할수 없게되어 낭비만 조장시키고있다한다. 한편 정부는 유류대체를 일반가정까지도 침투시키기위해서 석유난로수입을 촉진시키고자 이를 면세조치하고 석유류판매를 자유화시켰던 것이나 수입난로가격은 면세를해준 보람도없이 업자의 폭리만을 허용하는 상황으로서 시민의지탄을 받고있다.
알려진 바로는 수입난로는 대당10불내외의것에 불과하며 가장 양질의 것이어야 겨우50불정도라 하는데 현재 수입난로가격은 6천원에서 3만원 정도까지라하며 그 때문에 업자를 위한 유류대체라는 인상마저 주고있다. 상공당국은 당초 면세수입을 허가할때 폭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으니까 폭리하지않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지만 이미 업자들은 폭리를 취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낙관만으로써는 납득할 수 없지 않겠는가가 우리의 생각이다.
이와같이「빙커·C」유를 구득하기 어렵게되고 면세수입된 난로가 비리대상으로 되도록만든 원인은 유류대체계획이 즉흥적이고 불합리하게 수립된데 있는것같다. 원래 연료대체와 같은 중요정책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집행되어야할 성질의것이며 그때문에 장기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서서히 대체과정이 집행되어야하는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탄파동이 일게되자 꿩대신 닭을잡는 격으로 연탄파동을 수습하는데 열중하기보다는 유류대체를 서두르는 다분히 「쇼」적인 정책선전으로 연탄파동을 호도한 감이 없지않게되었다.
따라서 우리의생각으로서는 우선 연탄중심으로 당분간 연료문제를 해결해야 할것으로 보이는것이며 기존유류대체계획은 백지화시키고 새로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모순없는 새로운 유류대체계획을 수립해줄것을 당부하지 않을수 없을것 갈다.
우선 유류대체계획에서 고려해야할것은 연탄과 유류의 대체에 대한 시간모형을 보다 합리적으로 짜서 대체과정에서 마찰이 생기지않도록 해야할것이다. 이러한 마찰이 파생되지않으려면 생산시설에서 배급망에 이르는 공급계획이 합리적으로 짜여져야할 뿐만아니라 국민소득수준과도 부합되도록 되어야할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유류대체계획의 부문별 계층별계획이 합리적으로 짜여져야할것이다. 즉 어떤분야에서부터 착수되어 어떤분야에서 종결되며 그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이 합리적으로 계획되지않는다면 쓸데없는 낭비와 혼란만이 야기될뿐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말아야할 것이다.
장기적인 면에서 유류대체가 불가피한 것은 인정하나 현재와같은 즉흥적인 계획은 부작용만 파생시키는 것이므로 기존계획을 백지화시키고 보다 합리적이고 여파가 적은 유류대체가 가능하도록 시일을 두고 신중히 유류대체계획을 새로 짜줄것을 요청하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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