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보고 있나 … 갤S4의 도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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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11일 공개한 갤럭시 S4 티저 동영상. 한 소년이 뭔가 들어있는 상자를 보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야! 아름다워”라고 말한다.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시선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로 쏠려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4’가 처음 공개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맞수인 애플의 ‘안방’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엔 세계적인 통신전시회나 유럽시장을 통해 공개해 왔다.

 여전히 메모리칩 등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선 미국시장을 정조준하는 게 껄끄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갤럭시 S4 발표장소로 미국 뉴욕을 택한 건 애플과 일전불사를 각오한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전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미 애플을 따돌렸지만 미국에선 여전히 뒤져 있다.

 삼성전자는 벌써부터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신제품의 각종 사양이나 기능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면서도 ‘맛보기 동영상’을 잇따라 공개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11일 공개한 동영상에선 한 소년이 갤럭시 S4가 든 상자를 보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야! 아름다워. 꿈만 같아”라고 탄식한다. 하늘색과 흰색뿐인 갤럭시 S3와 달리 다양한 색상을 선보일 것이란 힌트다.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의 닐 모스턴 이사는 “삼성은 애플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뒤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이번 신제품엔 이를 보강한 신기술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전자펜 분야 강자인 와콤 지분을 인수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거 스카우트했다.

 갤럭시 S4는 하드웨어로도 애플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로 옥타코어 칩을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옥타코어 칩은 코어 개수가 기존 쿼드코어의 2배인 8개로 이론상 속도도 두 배 빠르다.

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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