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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 관계 유지할지 포기할지…中정협서 격렬 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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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가 공식 출범하는 양회(兩會·정치자문기구인 정협과 국회 격인 전인대)에서 북한 포기 여부를 논의할 정도다. 핵실험과 일방적인 정전협정 파기 등으로 한반도 상황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고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 정협 내부회의에서 향후 대북한 관계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당 원로인 추위안핑 당중앙 외사판공실 부주임은 “북한과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강국으로서 중국이 북한과 대화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고 밝혔다. 정협의 토론결과가 (시행의) 강제성은 없지만 국가 주요 연례회의에서 북한 문제를 놓고 토론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신문은 당 고위 관리가 북한을 ‘골치 아픈(nettlesome) 이웃’이라고 인정한 것은 외교채널보다는 서로 당을 통해 주요 교류를 하고 있는 양국관계를 고려해볼 때 놀라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군 내 대표적인 강경파인 인줘(尹卓) 해군 소장도 최근 광저우(廣州)시 최대 일간지 양청(羊城)만보와의 인터뷰에서 “북·중 관계는 한·미·일 관계와 다르며 군사동맹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해군정보화전문가위원회 주임 자격으로 정협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느냐. 중국이 북한 인민군을 지휘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북한과의 전통적인 혈맹관계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국과 북한은 1961년 조·중우호협력상호조약을 맺었으며 이 조약에는 서로 침략을 받을 경우에 한해 자동 군사개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먼저 도발해 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서로 자동개입 의무가 없다.

 전인대에서는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에 대한 군 장성들의 찬성 발언이 잇따랐다. 전인대에 참석 중인 류위안(劉源)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안보리의 북한 제재안에 동의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황웨진(黃躍進) 소장(한국군 준장)은 “유엔 안보리 제재안에 찬성한 중국 정부의 결정은 정확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류청쥔(劉成軍) 공군 상장(한국군 대장)도 “북한 제재는 당연한 것이며 이 제재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도 대북 비난에 동조하고 나섰다. 중국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9일 북한 정권의 붕괴까지 거론했다. 매체는 이날 중국전략문화촉진회 뤄위안(羅援) 부회장이 쓴 ‘적절한 대북 제재는 선의의 권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북한 핵이 중국의 국가 이익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이어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한·일 등 주변국의 핵 개발을 자극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핵 이빨로 무장한 국가가 중국을 둘러싸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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