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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여인천하' 레임덕 없는 인기 과시

중앙일보

입력

SBS '여인천하'가 15일로 1백회를 맞는다. 전인화.강수연.도지원 등의 개성 넘치는 연기와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 반응이 뜨겁자 당초 기획했던 50회분을 늘려 지금에 이르렀다. 제작진은 '너무 늘어진다'는 비판을 의식, 오는 7월말 1백50회로 막을 내리기로 했다.

김재형 PD는 "워낙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많아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다 보니 조금 길어진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는 좀더 빠른 전개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 숱한 화제 뿌린 '여인천하'=치부책 사건으로 문정왕후가 궁궐 밖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던 82회분에서는 시청률이 45.9%를 기록하는 등 지난 한해 드라마 부분 시청률 1.2위를 놓치지 않았다.

경빈(도지원) 과 문정왕후(전인화) 간 세력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뭬야''뭐라'를 비롯,'그 입 다물라''네 진정 단매에 죽고 싶으냐'등 유행어를 쏟아냈다. 정쟁의 화두가 됐던 '찍어낸다'는 말은 현 정치권에서도 애용될 정도였다.

촬영에 얽힌 뒷얘기도 풍성하다. 총 1백회 중 엔딩 장면은 정난정(강수연) 이 99회를 도맡았고 문정왕후가 단 한번 얼굴을 내밀었다. 최연소 출연자인 세자(권오민) 는 어렵고 긴 대사의 내용을 자주 헷갈린데다 촬영 도중 잠에 빠지기가 다반사여서 'NG 대왕'으로 뽑혔다.

상전에 대한 끝없는 충성을 보여준 엄상궁(한영숙) 은 다른 스타 연기자들을 제치고 수십개의 인터넷 팬클럽을 보유하게 됐다. 인터넷에는 여인천하를 패러디한 사교 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 앞으로 어떻게 돼나=여인천하는 조광조 찍어내기와 중전 회임 여부 등 초반 전개에 너무 힘을 많이 빼 정작 의도했던 문정왕후와 정난정의 2인자 시대에 아직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향후 경빈은 '작서의 난'으로 사약을 받고 복성군은 귀양을 떠난다. 세자는 중종이 죽은 뒤 왕위에 오르지만 곧 독살되고 이후 문정왕후가 섭정을 맡아 진정한 '여인천하'의 시대가 전개된다. 마지막회에선 시대를 풍미한 정난정이 자살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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