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풀어보는 관절질환] 통증 극심한 오십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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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섭
정형외과전문의
제일정형외과 진료원장

오십견 진단을 받은 50대 주부 김모씨.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는 말을 믿고 어깨 사용을 하지 않은 채 몇 달을 지냈다. 그러나 증상은 오히려 악화돼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혼자서 옷을 입는 것조차 불가능할 즈음 병원을 찾았다.

오십견은 일반인에게 꽤 익숙한 질환이다. 의학적 명칭은 유착성관절낭염. 어깨관절 관절낭의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 당뇨병·갑상샘질환·결핵 등과 같은 전신성 질환, 어깨 근육이나 인대의 염증, 파열 등도 원인일 수 있다.

어깨 부위가 쑤시고, 팔을 올리고 내리는 것은 물론 펴는 동작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하고, 뒷목이 뻣뻣하며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눕기조차 힘들다. 옷의 뒷지퍼나 단추를 끼기 어려울 정도의 행동장애가 찾아온다. 심지어 식사할 땐 멀리 있는 반찬을 잡기 힘들어 할 정도다.

동결견이라고도 하는데 어깨가 운동 제한으로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깨관절을 풀어주는 운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시간이 가면 저절로 치료된다는 말만 믿고 어깨를 움직이지 않고 방치하다가 더 증세가 악화하기 일쑤다.

최근 운동치료의 단점을 보완한 부분마취 상태에서 운동치료를 하는 ‘수면마취하 관절 운동 요법’이 도입돼 오십견 치료가 훨씬 편하고 빨라졌다.

이 요법은 굳은 어깨근육과 관절을 손의 압력을 이용해 이완시킨 후 의사가 강제로 운동을 도와주는 것이다. 환자는 통증 때문에 스스로 어깨 관절을 풀기 힘들다. 따라서 환자를 재운 상태에서 유착방지제 및 염증치료제를 함께 투여해 오그라져 있는 관절막을 팽창시킨 후 유착된 조직과 근육을 풀어준다. 의사가 환자의 굳은 관절을 5~10분 이완시켜 주는 것이다. 15분이면 모든 과정이 끝나는 간단한 방법이다. 이때 장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 통증 조절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오전에 치료하고 오후에 퇴원할 정도로 일상 복귀가 빠르다. 가장 큰 장점은 환자가 통증을 못 느끼도록 부분마취 상태에서 운동이 이뤄지도록 한 점이다. 시술 후 어깨가 재유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근육을 풀어주고, 유착방지제를 사용해 재발을 막는다. 또 어깨 경직을 예방하기 위해 보톡스를 사용한다.

다만 치료 전 정밀검사 결과, 관절염으로 인해 관절이 굳어 있거나 인대가 완전파열됐을 때는 운동요법 전에 이를 치료해야 한다. 또 운동요법 뒤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자가운동 치료를 해서 다시 관절낭이 유착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금정섭 정형외과전문의 제일정형외과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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