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연초 강세, 자본역외유출로 반전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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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들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유로화가 최근 유럽 대형기업들의 잇단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자금유출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6일 외환전문가들에 따르면 유로화는 지난 99년 출범한 이래 줄곧 매년 첫주에 초강세를 보인뒤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이는 최근의 자금유출 현상으로 미뤄 올해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는 지난 99년 1.17달러로 출범한뒤 같은해 4일 1.1899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뒤 연말까지 15%나 급락했었다.

또 지난 2000년에도 1월 6일 1.0414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연말까지 8.7% 하락했으며 지난해에도 1월 5일 95.94달러까지 오른뒤 결국 이후 7% 하락했다.

UBS워버그의 제레미 팬드 외환투자전략가는 "유로화는 매년 첫주에 강세를 보여왔으나 문제는 이후에도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될지의 여부"라며 "최근 경기침체와 자금유입 부족이 향후 3개원간 유로화를 86센트선까지 추락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 유럽기업이 미국시장에 투입한 M&A 규모는 미국기업의 유럽기업 M&A 규모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M&A 관련자금 유출이 유로화 가치하락에 주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지적됐다.

유럽 30대 기업 가운데 하나인 비벤디 유니버설은 지난달 미국의 USA 네트웍스를 112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달 유로화 지역의 업체들이 미국기업의 M&A에 투입한 비용은 163억달러로 지난 2000년 7월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달 미국기업이 유럽지역에 투입한 M&A비용은 7억6천만달러에 그쳤다.

시티뱅크의 로버트 신치 외환투자전략가는 "유로지역의 해외직접투자는 유로화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 12개월 가운데 7개월동안은 자금이 순유입됐으나 이같은 추세가 반전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플리트 글로벌 마켓의 폴 포들스키도 "최근 자금은 유로지역에서 미국쪽으로 흐르고 있다"며 " 향후 유로화의 추가약세에 대비해 헤지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향후 6개월간 유로화가 83센트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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