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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주택시장,'암흑터널' 지났나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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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2010년 상반기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매수 문의는 지난해 말에 비해 2~3배 가량 늘어났고 투자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과천 원문동 A공인 관계자)

정부과천청사의 주요 부처가 세종시 시대를 열면서 집값이 급락했던 과천 아파트 시장에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다. 새정부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의 과천청사 입주가 예고되면서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한 때문이다.

무엇보다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싼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에 나서고 있어서다.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초보다 2000~3000만원 가량 호가(부르는 값)가 뛰었다.

상가 시장엔 여전히 냉기만

실제로 과천주공2단지 59㎡형(이하 공급면적)은 현재 54000~5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달 51900~52500만원에 거래됐던 주택형이다.

올 초까지 65000만원 가량에 시세를 형성했던 래미안슈르 아파트 109㎡형도 5000만원 가량 올라 현재는 7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원문동 오렌지공인 박강수 사장은 "매수자들은 53500만원 정도면 매수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집주인들은 매매 하한가(54000만원)보다 1000만원 가량 값을 올려놓고 있는 상태"라며 "그런데도 지난 주말에는 집을 보지도 않고 바로 계약하는 투자자가 있었을 정도로 매수자들이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거래에 나서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데에는 값이 많이 떨어진데 있다고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청사 이전이 마무리되고 새 부처가 입주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이상 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건축 사업이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과천시내 재건축 대상 단지 4곳 중 주공16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27단지는 시공사 선정과 조합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동 N공인 관계자는 "지하철역, 중심상권과 가까운 2단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많다" "인근에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라지만 일반분양분은 3000가구에 그칠 예정이어서 집값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조합원 분담금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상가시장에는 여전히 냉기가 가득하다. 정부 청사와 가까워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중앙·별양동 일대에선 청사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최근 6개월 새 수십곳의 점포가 문을 닫았을 정도다. 문을 닫은 곳은 대부분 음식점이다.

상가 권리금도 폭락했다. 정부종합청사역 주변 상가의 경우 지난해 초까지 9000~15000만원에 달했던 상가 권리금이 현재 4000~1억원대 초반으로 뚝 떨어져 있다.

다만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래부의 과천청사 입주 예정은 2014 3월이어서 1년 가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래부의 과천청사 입주가 일시적인 것도 문제다. 안전행정부(옛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가 교육과학기술부에 보낸 공문에 청사 배정기간이 입지 확정 후 이전까지로 명시돼 있어 언제까지 과천에 있을지, 언제 다시 세종시로 옮길지 등이 불투명해서다.

현재 주요 부처가 빠져나간 청사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는 1년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이며 내년까지 법무부와 방송통신위원회 · 국가과학기술위원회,방위사업청 · 경인지방통계청 ·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 서울지방교정청 · 서울지방중소기업청 · 서울지방조달청 · 서울지방국토관리청 ·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 서울공정거래사무소 · 과천청사관리소 · 정부통합콜센터 등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미래부 입주 소식은 재건축 시장을 달굴 호재임에 분명하지만 가격 상승이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재건축 사업 속도 등을 꼼꼼히 따져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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