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적십자접촉 합의타결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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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연합뉴스) 공동취재단 = 22일 북한 금강산 해금강 호텔에서 속개된 제3차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의 최대 난제는 역시 면회소 규모였다.

남북 대표들은 6차 이산가족 상봉을 내달중 실시한다는데는 일찌감치 합의했지만 면회소 규모를 놓고 이날 오전 수석대표 접촉만 세차례나 갖는 등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0..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17분께 비공식 전체회의를 열고 전날 양측이 제안했던 면회소 규모에 대한 절충 작업을 벌였다.

남측은 전날 주장대로 `1천명 수용규모 이상은 절대 안된다'며 배수진을 쳤으며, 이에 대해 북측도 남측 제안의 7∼8배인 7만㎡ 규모를 거듭 요구했다.

입장 차이를 확인한 남북 대표단은 30분만에 전체회의를 일단락 짓고 각각 서울과 평양으로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훈령을 기다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양측이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기미를 보이자 회담 관계자들과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이번 접촉이 공동보도문을 내지 못하고 결렬되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북측 금강산 여관으로 돌아갔던 리금철 단장은 오전 10시30분께 다시 해금강 호텔로 돌아와 비공식 수석대표 접촉을 제의했고, 양측은 다시 마주 앉았다.

10분간 회의를 했을 때에 한 남측 대표는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아직도 난항"이라며 비관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양측은 다시 오전 10시48분께 다시 수석대표 접촉을 갖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북측은 면회소 규모와 관련, 당초 7만㎡에서 한발 물러서 남측이 제안했던 1천명 수용 규모를 받아들이되 구체적인 것은 쌍방 건설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설계하면서 확정하는 선에서 수용함으로써 접촉은 급진전됐다.

0..면회소 규모에 대한 절충을 끝낸 남북대표단은 쉽게 합의할 것으로 보였던 6차 이산가족 상봉의 구체적 일정을 놓고 막판에 다시 밀고 당기기를 했다.

북측은 남측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2월23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하자고 했고, 남측은 "취임식중은 어렵다"고 북측을 설득했다.

결국 북측은 우리측 안을 수용, 2월 20∼25일까지 실시하기로 합의하면서 2박3일간의 접촉 일정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0..이병웅 남측 수석대표는 합의서를 교환하기전 인사말을 통해 "면회소 건설과 6차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합의돼 기쁘다"면서도 "6.25 전쟁중 행방불명자 확인과 이산가족 서신교환 확대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 합의를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리금철 북측 단장은 "민족의 큰 관심사인 면회소 설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7천만 겨레에 기쁨을 주는 것"이라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화해와 협력을 해나가면 올해 밝은 전망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0..금강산에 머물던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은 22일 속초로 귀환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회사 관계자들과 해금강을 구경했으며, 전날에는 만물상에올랐다. 그러나 정 의장은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과 관련한 방북협의 결과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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