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지수 12월도 상승..경기회복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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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조업지수가 지난해 12월 예상을 깨고 2개월 연속 상승함으로써 17개월째 이어져온 미 제조업의 침체가 끝났다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미공급관리연구소(ISM)는 12월의 제조업지수가 48.2를 기록해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2일 발표했다. 월가에서는 지수가 46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는 지난해 10월 9.11 테러의 충격으로 9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39.8까지 떨어졌다가 11월에 44.5로 회복된 바 있다. 12월의 지수는 200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수준이다. ISM은 미구매관리협회(NAPM)가 새롭게 바꾼 이름이다.

ISM의 공장 신규수주지수는 더 밝은 전망을 보여줬다. 12월의 신규수주지수는 54.9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48.8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ISM 지수들은 50을 넘으면 경기확장 국면을 시사하는 것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경기 하강을 의미한다. 따라서 신규수주지수가 12월에 50을 넘었다는 것은 단순한 증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반면 제조업지수는 12월에도 여전히 50포인트선을 돌파하지 못함으로써 미국의 전반적인 경기가 아직도 본격적인 상승세를 회복하고 있지 못함을 반영했다.

ISM은 수송, 직물 및 인쇄 등 20개 산업 부문의 기업체 300개소 이상을 대상으로 이들 지수를 산정했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이 경제 전체의 6분의 1 가량을 반영한다.

ISM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노버트 오어는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에 "기업들이지난해 재고를 상당 부분 소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올해 상반기 (회복의)계기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미 경제 전반에 매우 긍정적인 것"이라면서 "제조업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몇달 가량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회장도 "제조업의 길고 추웠던 겨울이 끝났다"면서 "경기가 진짜 머지않아 회복될 완연한 희망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내셔널 이퀴프먼트 서비스사의 폴 잉거솔 수석부사장은 "경기가 확실히 바닥을 친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개선됐음이 분명하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나온 주택신규판매, 내구재주문 및 소비자신뢰 등에 관한 미국의 다른 주요 경제지표들도 모두 경기회복 국면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미 경제가 `확실히 바닥을 친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는 쪽에 입을 모았다.

그러나 미 국채는 ISM의 12월 제조업지수가 공개된 후 수익률이 상승함으로써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소집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했다. 2011년 8월 만기 국채는 수익률이 0.13%포인트상승해 5.16%를 기록했다. 수익률과 국채 시세는 반대로 움직인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미 제조업이 회생 발판을 구축한 것은 분명하나 올하반기나 돼야 본격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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