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대 경제뉴스 반도체 부진 1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반도체가 죽쒔다. 세계 D램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60% 이상 줄었고, 반도체 가격도 1백28메가D램의 경우 1달러 벽이 무너졌다.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확실시되는 것도 반도체 수출 부진 때문이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http://www.fki.or.kr)는 27일 국내 국책.민간 경제연구소장 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구소장들은 반도체 경기부진을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고 발표했다.

연구소장들은 또 새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정치논리에 따라 경제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일관된 경제정책의 부재를 들었다.

전경련 조사에는 산업연구원 배광선 원장.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경태 원장.금융연구원 정해왕 원장 등 국책연구기관장과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삼성경제연구소 최우석 소장.LG경제연구원 이윤호 원장 등 민간경제연구소장이 응답했다.

◇ 올해 10대 경제뉴스=관.민 경제연구소장들은 반도체 경기부진 다음으로 '9.11 테러로 인한 세계경제 불안'을 올해 주요 경제뉴스로 선정했다.

테러가 국제금융시장을 마비시켰으며,하반기 회복이 예상되던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對)테러전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대상이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연구소장들은 또 ▶선진국과 개도국의 동시 불황으로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국제통화기금(IMF) 차입금을 완전 상환하고 경제주권을 회복했으며▶40만명의 대졸 실업자가 6만개의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청년실업 등 고용불안이 심화하고 있는 것을 올해의 10대 경제뉴스로 선정했다.

정주영 회장의 사망과 공적자금의 부실 확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등도 주요 뉴스로 꼽았다.

◇ 경제정책 일관성 부재가 가장 불안=경제연구소장들은 "내년 대통령 선거 등 양대 선거를 어떻게 치르는가에 따라 우리 경제가 좌우될 것"이라면서 "선거에 이기기 위한 선심성 정책과 인위적인 증시 부양책으로 경제가 얼룩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새해 가장 우려되는 항목'으로 노사관계 불안정과 부실기업 처리 지연, 금융시장 불안 등을 꼽았다.

연구소장들은 '새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 과제'로는 구조조정의 완결을 꼽았다. 이들은 특히 "공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면서 "민영화와 감원이라는 구조조정 대원칙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부실기업 처리, 정치 논리가 배제된 일관된 경제정책 유지, 금융시장 불안 해소, 내수 진작 및 설비투자 확대 등도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영욱 전문위원 young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